10명 중 6명 재택근무제 지속 원해, 기업과 갈등
미국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위드 코로나’ 방역체계로 전환되면서 사무실 근무가 재개되어도 재택근무제 지속을 바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이 폐쇄되면서 기업에 도입된 재택근무가 2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기업 근무 형태의 ‘뉴 노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는 지난달 미국 직장인 5,8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중 61%가 사무실 근무가 재개되어도 계속 재택근무를 하고 싶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이 늘어났다는 데 있다. 2020년 10월 조사에서는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의 64%가 사무실 폐쇄 이유로 재택근무를 하게 됐다고 답한 반면 순수하게 재택근무를 선택하는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불과 2년 사이에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이 두배 가까이 늘었다는 의미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가 현재 재택근무를 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절대 다수인 83%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전부터 재택근무를 해오고 있다고 답했다.
재택근무 직장인의 비율은 지난 2020년 10월 조사 때 71%에 비해 감소했지만 시간이 경과한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게 퓨리서치의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후에도 재택근무를 선호도는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78%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선호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2020년 조사 때 64%에 비해 1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재택근무 유지를 희망한 응답자의 42%는 사무실에 다시 출근하게 되면 코로나19에 걸릴 위험이 상존하는 것을 우려했는데 이는 2020년 조사 때의 57%와 비교하면 소폭 감소한 것이다.
그렇다고 재택근무가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재택근무자의 60%는 직장 동료와 단절감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사무실 근무에 비해 재택근무는 혼자서 떨어져 근무한다는 점에서 직장 상사와 동료와 관계 맺기 활동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택근무 대신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직장인도 소수이지만 존재하고 있다. 이들이 사무실 근무를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하나는 사무실 근무가 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과 넓어진 사무 공간 때문이다.
직장인 사이에서 재택근무 선호가 높아지면서 앞으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재택근무가 직장 근무제의 새로운 규범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 기업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심각한 인력난 속에서 직원들의 재택근무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사무실 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많은 직원들이 풀타임 사무실 복귀를 원치않는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고용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재택근무로 인해 인력 관리에 사각 지대가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