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3.8로 1968년 이래 최악…흑인은 55.3, 백인 19.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첫해였던 2020년 미국의 임산부 사망률이 50여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으며, 흑인 임산부 사망률이 백인의 3배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AFP·AP 통신에 따르면 국립 보건통계센터(NCHS)는 2020년 미국에서 임신 또는 출산 후 42일 이내에 임신 관련 사유로 숨진 여성은 861명으로, 임산부 10만명 당 이러한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임산부 사망률이 23.8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사 방법론이 2018년 바뀐 것을 고려해야겠지만, 미국의 공식적인 임산부 사망률이 이처럼 높게 나온 것은 1968년 이래 처음이라는 게 AFP 설명이다.
NCHS 연구진은 코로나19가 임산부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번 연구 대상에 코로나19와 중증질환 연관성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스턴대 공중보건대학원(BUSPH)의 한 전문가는 코로나19가 간접적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감염 우려 때문에 의료기관 방문을 꺼린 경우가 많았고, 코로나19 대응으로 의료기관 이용이 제한되기도 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미국의 임산부 사망률은 2018년 17.4, 2019년 20.1이었다.
미국은 임산부 사망률은 이미 선진국 가운데 최고 수준을 유지해왔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상 같은 해 캐나다의 임산부 사망률 7.5와도 극명히 대비된다고 AFP는 전했다.
전세계적으로는 의료 진전 덕분에 임산부 사망률이 감소했지만, 미국은 2000년 이후 이러한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화당 주지사가 재임 중인 주에서는 저소득층 대상 의료비 지원 프로그램인 메디케이드 수급 조건을 까다롭게 했고 낙태를 제한하기도 했는데, 이에 따라 임산부 건강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AFP는 봤다.
한편 2020년 미국 내 흑인 임산부 사망률은 55.3으로, 백인(19.1)의 약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임산부 사망률은 2019년 44에서 25%가량 늘었다.
히스패닉계 임산부 사망률도 2019년 13에서 2020년 18로 증가했다.
버지니아대 의사로 보건 불평등 전문가인 에버니 힐턴은 "흑인이 동일한 수준의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음이 또다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