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250만건 결혼식 전망, 38년 만에 최고치
“코로나19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뤄왔는데 이젠 결혼식 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한풀 꺾이면서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자 코로나19 사태로 미룬 예식을 치르려는 예비 부부들의 결혼식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결혼식 수요 급증에 따라 LA를 비롯한 미국의 웨딩 산업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화려한 부활’의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LA 비즈니스저널(LBJ)은 오미크론의 확산세가 한풀 꺾이는 상황에서 그동안 억눌렸던 결혼식 수요가 늘면서 결혼 예약이 급증하고 규모와 씀씀이도 커지면서 웨딩 산업이 활기를 되찾아 가고 있다고 전했다.
‘위드 코로나’로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해제되는 등 각종 행사와 경제 활동 통제가 완화되자 결혼식을 미뤄온 예비 부부들이 대거 식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올해 미국의 웨딩 산업이 예전을 모습을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웨딩 산업 리서치 업체인 ‘더웨딩리포트’는 “올해 미국 내에서 치러질 결혼식은 모두 250만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1984년 이래 38년 만에 최고치에 해당되는 것으로 지난해에 비해 190만건, 2020년 보다 130만건이 늘어난 수치”라고 내다봤다.
결혼식 수의 증가와 함께 결혼식 씀씀이도 늘어나 올해 결혼식 건당 평균 2만4,300달러의 결혼식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전년에 비해 40%나 결혼식이 급감했던 2020년과 비교하면 올해 미국 웨딩 산업의 회복세는 ‘대반전’인 셈이다.
전국적인 결혼식 증가와 예식 비용 상승세는 LA 웨딩 산업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LBJ는 지적했다. 더웨딩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LA 카운티에서 치러질 결혼식은 7만2,000건으로, 평균 결혼 비용은 3만2,500달러로 전국 평균치 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LA의 웨딩 산업도 코로나19의 직격탄의 여파에 자유롭지 못했다. 3년 전인 2019년 6만여건이었던 결혼식 건수가 2020년에는 3만800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면서 반토막이 났다.
결혼식 비용도 2019년 평균 3만1,500달러였던 것이 코로나19가 창궐했던 2020년에는 2만7,700달러로 급감했다.
지난해부터 LA 웨딩 산업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5만4,000건의 결혼식이 치러졌고 결혼식 비용도 2만9,859달러로 늘었다.
LA의 웨딩 산업이 회복되자 결혼 관련 업체들도 매출 상승과 함께 기지개를 켜고 있다.
패서디나의 예식장 대여업체인 ‘누어’의 경우 1만9,000스퀘어피트 규모의 예식장은 이미 90%가 넘는 예약률을 보이면서 올해 예약 가능한 토요일은 3일 밖에 남지 않을 정도다.
베버리힐스의 고급 이벤트 플래닝업체인 ‘드림스 인 디테일’의 니콜 해리스 대표는 “예약 고객의 90%가 2019년처럼 규모가 큰 예식과 축하 파티 예약이 들어오고 있다”며 “예전의 모습으로 복귀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의 대규모 결혼식이 급증하면서 웨딩 산업의 부활을 기대하는 웨딩 산업에도 걸림돌이 존재하고 있다. 직계가족과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만 초대해 비용을 최소화하는 ‘스몰 웨딩’이 코로나19 장기화로 보편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니멀 결혼식은 그만큼 외형 성장이 요구되고 있는 웨딩 산업에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다.
여기에 미국 내 결혼율이 줄어드는 등 비혼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도 위험 요소다. 결혼율은 지난 10년 동안 하락세를 보이면서 2019년에는 1,000명당 결혼 건수가 6.1건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