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턴 도심 걷다
50대 한국 외교관이 뉴욕 맨해턴 도심 한복판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한국 외교관마저 아시안 겨냥 증오범죄의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경찰국(NYPD)에 따르면 유엔 한국대표부 소속의 한 외교관(53)은 지난 9일 저녁 8시10분께 맨해턴 35스트릿과 5애비뉴 인근을 친구와 함께 걸어가던 중 갑자기 나타난 괴한으로부터 얼굴 등을 구타당해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피해 외교관은 사건 당시 범인에게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이유없이 폭행을 당했으며, 폭행을 당하는 중 범인에게 외교관 신분증을 보여준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은 이 외교관을 폭행한 뒤 6애비뉴 방향으로 달아났으며 아직 체포되지 않았다.
피해 외교관은 병원에서 부상 치료를 받은 후 현재는 퇴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총영사관은 이와 관련해 “현재 NYPD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NYPD가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ABC방송의 한 기자는 소셜미디어에 경찰 당국이 아직 이 사건을 ‘증오범죄(hate crime)’로 조사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인 등 아시아계를 겨냥한 무차별적 폭력과 증오범죄가 판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국 외교관까지 ‘묻지마 폭행’의 피해자가 됐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이에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 존 리우 뉴욕주 상원의원, 린다 이·줄리 원 뉴욕 시의원 등 아시아계 지역 정치인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 등 한인사회 인사들은 11일 오후 1시께 맨해턴 유엔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와 아시안 증오범죄 강력 대처를 촉구할 예정이다.
<조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