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5명 중 1명, 영국인 6명 중 1명 감염…1월 확진이 2020년 전체 육박
보건 전문가 "지금 감염된 친구가 없다면 당신은 친구가 없는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1917∼1918년 독감 대유행 이후 단기간에 가장 많은 환자를 발생시킨 질병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진단했다.
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기승을 부린 지난 5∼6주 동안 전 세계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환자 수는 과거 다른 질병들이 비슷한 기간 일으킨 감염 건수를 모두 능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윌리엄 섀프너 밴더빌트대 의대 교수는 단기간 범 세계적인 감염자 비율로 볼 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 속도와 비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례는 1917∼1918년 독감 대유행뿐이라고 평가했다.
각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가 발견된 지난해 11월 말 이후 영국에서는 6명 중 1명이, 덴마크에서는 5명 중 1명이, 이스라엘에서는 9명 중 1명이 각각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의 감염병 전문가 브렌다 크랍트리는 트위터를 통해 "지금 감염된 친구가 한 명도 없다면 당신은 아예 친구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절정에 이르렀던 1월 중순까지 5명 중 1명이 이병에 감염됐다.
프레드허치 암연구센터의 바이러스학자인 트레버 베드퍼드는 2월 중순까지 오미크론에 걸린 미국인이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8주간 같은 병원체에 감염된 인구가 최대 40%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현대에 비슷한 전례가 있었던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 월드 인 데이터' 집계 결과 지난 1월 전 세계에서 8천40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 연간 확진자 수와 거의 비슷한 규모로, 무증상 감염자와 검사를 받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 병에 걸린 사람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80∼90%는 무증상인 것으로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는 추산했다.
종전 코로나19 감염으로 면역력을 갖춘 인구가 많아지고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된 덕분에 오미크론 변이로 사망한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너무 많은 감염자가 한꺼번에 쏟아진 탓에 세계 곳곳에서 여객기 운항과 공장이 멈춰서는 등 커다란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