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실수로 ‘벼랑 끝 탈출’
권순우(53위·당진시청)가 매치 포인트 위기까지 몰렸다가 극적인 대역전승을 거뒀다.
권순우는 11일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총상금 43만530 달러) 이틀째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로이드 해리스(32위·남아공)를 2-1(5-7 7-5 6-4)로 물리쳤다.
지난주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1차 대회에 이어 2주 연속 투어 대회 16강에 오른 권순우는 2회전에서 아르튀르 린더크네시(58위·프랑스)를 상대한다.
1세트 게임스코어 5-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5-7로 내준 권순우는 2세트 매치포인트 위기에 몰렸다.
게임스코어 4-5로 뒤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한 포인트만 더 내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매치포인트를 상대에게 허용했다.
랠리가 오가다가 수세에 몰린 권순우가 힘겹게 받아넘긴 공이 공중으로 뜨며 키 193㎝ 장신 해리스의 스매싱 한 방이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는 듯했다.
그러나 해리스의 스매싱은 공이 라켓에 잘못 맞는 바람에 코트 옆으로 한참 벗어났고, 위기를 넘긴 권순우는 이후 내리 두 포인트를 따내 게임스코어 5-5를 만들었다.
로빙 볼의 스매싱에서는 가끔 실수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때 해리스의 실수는 그중에서도 어이없을 정도로 코트 옆으로 많이 벗어났다.
그 한 방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던 해리스는 의기소침해진 반면 벼랑 끝에서 탈출한 권순우의 기세가 살아났다.
권순우는 이후 연달아 두 게임을 더 따내 7-5로 2세트를 따냈고, 마지막 3세트는 4-4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결국 2시간 22분 접전에서 이겼다.
권순우는 이날 승리로 지난해 US오픈 8강까지 오른 해리스를 상대로 맞대결 전적 3전 전승을 거뒀다. 2018년과 2019년 대만 챌린저에서 만나서도 권순우가 두 번 다 이겼다.
권순우는 이 대회를 마친 뒤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