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백스터는 장기간 일을 하지 않은 구직자들에 대해 회의적이곤 했다. 다른 고용주들이 이유가 있어 그들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 때문이었다.“내 생각은‘와우, 이 사람은 왜 그렇게 오랫 동안 일자리를 못 구한거지?’라는 부정적 낙인으로 흘러갔다”고 백스터는 털어놨다. 그는 호스피탈리티 업계에 임시직 직원들을 소개해주는‘퀵’이라는 업체의 경영자이다.
“문제 있을 것”이란 낙인 많이 사라져
극심한 노동력 부족현상 지속도 한몫
실업자 740만… 일자리 오프닝은 1,100만
“언제든 낙인찍기 돌아올 수도”전망도
하지만 최근 그는 7개월 이상 실업 상태였던 상당수의 사람들을 고용했다. “팬데믹이 나의 시야를 열어주었다“고 그는 말했다. 백스터의 변화는 팬데믹 기간 중 장기간 실업상태였던 구직자들을 고용하겠다는 고용주들의 분명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지난 경기침체 때와 다른 현상이다. 당시 장기실업은 수백만 미국인들에게 저절로 지속되는 어려움이었다. 수개월 혹은 수년 동안 실업상태인 사람들은 고용주들의 회피로 일자리를 찾기가 대단히 힘들었다.
흔히들 ‘이력서 갭’(resume gaps)이라 불리는 것의 중요성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노동력 부족에다 더 많은 고용주들이 장기 실업상태가 구직자들의 오점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6개월 이상 실업상태인 220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좋은 소식이다. 연방노동부에 따르면 이 숫자는 팬데믹 이전보다 두 배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더 많은 사람들이 직업시장으로 복귀하기로 결정하거나 또 한 차례의 코로나바이러스의 파도로 경기가 식을 경우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피닉스에 회사를 갖고 있는 백스터는 자신은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배웠다고 말했다. 팬데믹이 덮쳤을 때 그는 54명의 직원들 가운데 약 70%를 줄여야 했다. 그는 자신이 구직자들을 심사할 때 사용했던 기준인 ‘고용 갭’을 자신이 만들었음을 자각했다. “내 스스로가 고용 갭을 만들었다”며 “다른 사람들도 정당한 이유로 고용 갭을 갖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것은 그들이 좋은 종업원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라고 백스터는 말했다.
정상적인 시기에도 장기 실업자들은 역경에 처한다. 구직자의 실업 기간이 길수록 더 의기소침하게 되고 구직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이들의 기술은 녹슬거나 직업적 인맥은 점차 사라진다. 일부 고용주들은 장기실업 구직자들을 우호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으로 연구들에서 밝혀졌다. 이를 인정하길 꺼리더라도 말이다.
“고용주들은 종종 자신들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그들은 오랜 기간 일자리를 떠나 있던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손상돼 있으며 이 때문에 실업이 길어진 것이라 믿는다”고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휴먼 리소스 센터 피터 카펠리 소장은 말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팬데믹이 경제에 미친 독특한 영향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팬데믹은 수 백 만개의 일자리를 순식간에 없애 버렸다. 여행업계와 레저 그리고 호스피탈리티 업계에서 더욱 그랬다.
많은 사람들은 건강 우려와 가족에 대한 책임 때문에 일할 수 없거나 일하지 않기로 선택을 했다. 카펠리는 “코비드 때문에 감원된 사람들에게 낙인이 찍힐까? 나는 정말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팬데믹 초기 월간 구직률은 단기와 장기 모두 급락했지만 장기 실업률은 이후 팬데믹 이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다시 올라갔다. 이것이 고용 갭의 낙인이 사라졌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지만 이전보다 나빠지지는 않았다는 걸 암시해준다.
백스터가 운영하는 퀵에 일자리를 신청했던 레이첼 러브(35)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해 달라스 호텔 세일즈 일을 하다 무급 휴직에 이어 감원을 당했던 러브는 이전 고용주가 자신을 재고용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한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1년 동안 실업 상태였던 러브는 퀵의 비즈니스 개발업무 자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 인터뷰 진행자들은 왜 그녀가 그리 오래 실업 상태였는지 캐묻지 않았다. 그녀는 지난 6월부터 퀵에서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직업시장에서의 노동력 부족은 거의 분명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지난 10월 실업자는 740만 명이었지만 구인을 위해 나온 일자리는 1,100만개에 달했다. “미국에는 그것을 채울 수 있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일자리가 나와 있다는 것이 이 문제와 관련한 팩트”라고 고용알선 전문업체인 아데코 그룹의 제러미 카이맨은 말했다. 그 결과 고용주들은 한동안 직업 시장을 떠나 있던 구직자들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카이맨은 덧붙였다.
노동력 부족이 완화된다 해도 고용주들은 고용 갭에 대해 이전처럼 신경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낙관적 견해를 나타낸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고용 책임자들이 보다 온정적이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리랜서 구직을 도와주는 업체인 업워크의 책임자인 조 하트는 기업들이 고용 갭을 이해하는 방식에 ‘사회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공정히 배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인터뷰를 하는 사람들은 ‘이 서류조각은 구직자가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를 말해주고 있는가’가 아니라 ‘이 사람은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가’를 들여다보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많은 기업들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왔다. 그리고 장기 실업자들을 포함해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고용하려는 의지를 보여 왔다. 인디드의 스캇 보노 부사장은 고용 갭은 “우리의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신이 회사는 후보자의 기술과 능력을 평가하는 데 집중한다.
이런 방식은 이 업체의 다양성과 포용 노력의 일환으로 팬데믹 이전부터 실시돼 왔다. 보노 부사장은 이런 변화를 다른 비즈니스들에서도 보기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가 다시 안정되면 고용 갭에 대한 낙인이 다시 고개를 들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고용주들은 일자리를 손쇱게 얻고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올해까지도 이력서 갭이 지속된다면 지금처럼 관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UC버클리의 정책 및 경제학 교수인 재시 로스스타인은 말했다.
낙인은 현재 일자리 오프닝이 더 많이 나와 있는 저임금 근로자들 사이에 더 두드러질 수 있다. “나는 어느 정도까지일지는 몰라도 낙인찍기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로스스타인은 덧붙였다.
<By Sydney 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