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익 타호 2피트 눈 내려
시에라네바다 I-80 폐쇄
남가주 일대는 폭우로 흠뻑 젖었지만 캘리포니아 일부와 네바다 등 서부 지역에는 보기 드문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미국 전역의 최소 21개주가 크리스마스 이브와 성탄절에 폭설이 내렸으며 서부 전역에 겨울 폭풍이 강타하며 폭설과 홍수 경보가 내려졌다.
국립기상청(NWS)은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워싱턴주부터 캘리포니아주까지 서부에 겨울 폭풍이 휘몰아쳐 지역에 따라 폭설이 내리고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경고했다. 많은 습기를 품은 태평양 기단이 서부 전체에 매서운 폭풍을 몰고 온 것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이틀 간 샌프란시스코부터 샌버나디노와 리버사이드 카운티까지 겨울폭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샌프란시스코 남부에는 폭우가 쏟아지며 차량이 침수돼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오렌지카운티의 협곡 3곳은 불어난 물로 산사태가 예상돼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
시에라네바다 산악 지역에는 겨울 폭풍권에 들면서 10피트 가량의 눈이 쌓이며 대피령이 내려졌고 국립기상청은 오는 28일 오전까지 폭설로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성탄절인 25일 하루 동안 레익 타호 주변의 일부 스키장에는 약 2피트의 폭설이 내렸고 이로 인해 시에라 네바다 정상 위로 70마일에 달하는 I-80번 도로가 폐쇄되었다. 네바다주와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를 연결하는 80번 도로는 시에라 인근부터 콜팩스까지 양방양이 폐쇄되었다. UC버클리 센트럴 시에라 눈 연구소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강설량이 역대 최고 기록은 1970년 12월의 179인치(4.6미터)를 넘어설 수 있을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성탄절 연휴 폭설은 리노 남서쪽에 위치한 마운트 로즈 스키장에 1~2인치의 적설량을 기록했으며, 차가운 칼바람이 찾아온 시애틀과 포틀랜드에도 많은 눈이 내렸다. 국립기상청은 시애틀과 타코마 지역에 최대 7.6센티미터의 눈이 내리고 다음주 초까지 최저 기온이 18도까지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레곤 지역은 눈과 얼음비를 동반한 한파가 예상되며 비상사태가 선포돼있다.
반면에 중남부 지역은 이상 고온 현상으로 기록적으로 따뜻한 성탄절을 맞았다. 미시시피주부터 텍사스주까지 낮 최고 기온이 70~80도에 이르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다. 올해 초 텍사스 등 남부 지방에 최악의 한파가 상륙하며 수십 명이 사망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겨울이 찾아와 기상청은 “서부와 달리 이 지역 주민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꿈꾸는 대신에 봄과 같은 기온에 만족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