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언제 떨어질지는 누구도 몰라
타이밍 재지 말고 준비됐으면 구입 나서라
주택 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지난 8월 전국 주택 중간가격은 약 35만 6,700달러로 불과 1년 사이 약 15% 폭등했다. 8월 중 매물 재고는 기록적으로 낮은 약 129만 채로 떨어졌다. 팬데믹 기간 중 사라진 매물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결과다.
극심한 매물 부족 현상이 주도하는 주택 시장 과열 현상으로 지금 주택 구입에 나서지 않으면 영영 내 집 마련이 힘들 것이라는 공포감마저 감돌고 있다. 온라인 재정정보 업체 고우뱅킹레잇닷컴이 부동산 전문가들과 함께 현재 주택 시장을 진단했다.
◇ ‘포모’(FOMO) 증후군에 휘둘리지 마라
현재 주택 시장에 ‘포모’(FOMO·Fear Of Mission Out) 심리가 팽배해 있다. 남들은 다 주택 구입에 나서는 데 나만 소외된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심리다. 주택 가격이 지금보다 더 오르면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영원히 놓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등 떠밀려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경우도 상당수다.
지금과 같은 과열 시장에서 냉정함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결함이 있는 집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입하게 되면 후회와 함께 회복하기 힘든 재정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택 구입 시 무엇보다 침착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 지역별 상황 파악해야
주택 시장이 모두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발표되는 자료를 보면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빨리 이뤄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역별로 살펴보면 큰 차이를 나타낸다. 주택 시장은 각 지역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 주 내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도시가 있는 가하면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시도 있다. 부동산 업체 웰스앤베넷 리얼터스의 엘리사 유리비 브로커는 “구입 시기에 구애받지 않는다면 인내심을 갖고 지역별 주택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적절한 구입 타이밍을 기다리는 전략이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한다.
◇ 내년 초 구입 기회 찾아올 것
주택 매매 대행업체 ‘프라퍼티 캐신’(PropertyCashin) 창업자 마리나 바몬드는 내년 초 주택 구입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바몬드는 “주택 수요가 여전히 매물 공급을 크게 초과하고 있지만 9월 중 리스팅 가격이 상승 폭이 둔화하는 등 주택 시장이 진정 국면에 접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입이 당장 급하지 않다면 내년 1분기까지 구입 시기를 조금 늦춰볼 것을 조언했다. 바몬드는 “전반적인 지표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주택 수요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되고 주택 거래도 올해 상반기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분석했다.
◇ 집값 하락 시점은 아무도 모른다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시점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따라서 집값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주택 구입에 나서겠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퍼스트 유나이티드 리얼티앤모기지의 캐리 워싱턴 브로커는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쯤 주택 시장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정확한 시점을 제시한 보고서는 없다”라며 “신규 주택 공급이 더디고 이자율이 여전히 낮은 점을 감안하면 주택 시장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라고 내다봤다.
주택 구입 시점을 저울질을 하는 행위를 도박에 비유한 경고도 있다. 부동산 업체 십워시(Shipwash, LLC.)의 제프 십워시 CEO는 “현재 주택 가격이 너무 올라 있어 떨어지면 구입하겠다는 수요가 많다”라며 “하지만 이자율 추이를 감안해서 주택 구입 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30만 달러짜리 주택 구입 능력을 갖춘 바이어가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동안 이자율이 1% 오르면 구입 능력은 약 25만 달러로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 지금 주택 시장 건전한 편
집값이 너무 올라 2008년과 같은 집값 폭락 사태를 은근히 기대하는 수요가 많지만 가능성은 낮다. 현재 주택 시장 상황이 당시와 달리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켈러 윌리엄스 리얼티의 제니퍼
섀넌 브로커는 “2008년 당시 주택 시장은 투자자, 플리퍼, 부실 모기지 대출에 의해 부풀려진 거품이 꺼진 것”이라며 “반면 현재 주택 시장은 실거주 수요가 주도하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압류 주택 증가나 급격한 가격 하락 현상이 기대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 준비됐을 때가 구입할 때
모기지 대출 기관 MBANC의 타비타 마자라 디렉터는 “주택 구입 준비가 됐을 때가 구입에 나설 때”라고 강조한다. 주택 시장 상황에 휘둘리다 보면 적절한 구입 타이밍을 놓친다는 조언이다. 마자라 디렉터는 “현재 주택 시장 과열 양상에 마치 당장 구입해야 할 것처럼 조급해 하는 바이어가 많다”라며 “하지만 주택 시장 과열 현상은 곧 셀러스 마켓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재 상황을 비켜가는 것이 오히려 유리한 결정”이라고 조언했다.
부동산 중개 업체 컴패스의 체이스 마이클스 브로커도 같은 생각이다. 마이클스 브로커는 “고객이 재정적으로 주택 구입 자격을 갖췄다면 주택 매물 쇼핑에 나서라고 조언한다”라며 “다른 타이밍에 조금 낮은 가격, 또는 조금 높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지만 정확한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이자율 상승 추이 잘 살펴야
이자율 추이만 보더라도 주택 구입 시기를 늦출 이유가 없다. 부동산 투자 자문 업체 녹스 파이낸셜의 데이빗 프리드맨 CEO는 “역사적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3%대 초반인 경우가 거의 드물다”라고 부동산 투자 결정에 현재의 낮은 이자율을 적극 고려할 것을 강조했다. 향후 이자율 상승 가능성도 주택 구입 시기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부동산 매매 대행업체 캐시 홈 바이어스의 앤디 콜로지 대표는 “연방 준비제도가 앞으로 4년간 기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 있음을 시사했다”라며 “주택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이자율이 오르면 결국 주택 구입 비용은 같아지지만 그동안 주택 자산 축적의 기회를 잃게 된다”라며 필요하다면 주택 구입 시기를 미루지 말 것을 조언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