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 유병률, 여성은 남성보다 6배
고려대 안암병원, 성인 8,205명 분석
우리 국민의 수면 시간(7시간 41분)이 짧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를 기록할 정도다.
그런데 하루에 5시간 미만 잠을 자는 성인 남성은 빈혈이 발생할 위험이 정상 수면(7, 8시간) 남성보다 4배 가까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가은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6,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19∼64세) 8,205명(남 3,613명, 여 4,592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빈혈을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한국 성인에서 수면시간과 빈혈과의 관련성)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남 교수팀은 성인 남성의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13g/dL 미만, 여성의 혈색소가 12g/dL 미만이면 빈혈로 진단했다.
빈혈의 발생 빈도는 성인 남성에서 1.6%, 성인 여성에서 12.0%로 나타났다. 여성의 빈혈 유병률이 남성보다 6배 이상 높았다.
평소 수면 시간이 5시간 미만인 남성의 빈혈 발생 위험은 7, 8시간인 남성의 3.9배에 달했다.
남성은 나이가 많고, 염증 지표인 C-반응 단백(CRP) 수치가 높고, 비만 척도인 체질량지수(BMI)가 낮을수록 빈혈 위험이 컸다. 여성은 나이가 젊고 BMI가 낮을수록 빈혈 위험이 큰 것으로 밝혀졌다.
남 교수는 “성인 남성의 5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 시간은 빈혈을 일으킬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했다.
빈혈은 일의 능률을 감소시키고, 감염성 질환에 더 쉽게 걸리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혈관 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사망률 증가와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 10세 이상에서 빈혈의 위험 요인으로, 낮은 소득, 저체중, 철분 섭취 부족, 비타민 C 섭취 부족이 확인됐다. 특히 철 결핍성 빈혈의 위험 요인으로 여성ㆍ월경ㆍ비만ㆍ채식ㆍ저소득 등이 꼽힌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