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급하게 집을 구입한 뒤 후회하는 바이어가 많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해 보지만 일부 바이어들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땅을 치기도 한다. 이럴 땐‘누가 좀 미리 알려줬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앞으로도 주택 구입 기회가 또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수밖에 없다. 온라인 재정 정보 업체 고우뱅킹레이츠닷컴이 생애 첫 주택 구입 선배들로부터‘주택 구입 전 이렇게 했더라면’하는 조언을 들어봤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동네 분위기, 주말마다 수리‘지옥’
◇ 낮엔 평온, 밤엔 으슥
오픈 하우스에 방문하면 집 안 구석구석을 자세히 볼 수 있지만 한 가지 보지 못하는 점이 있다. 바로 저녁때 주변 동네의 분위기다. 오픈 하우스가 아닌 일반 쇼윙도 대개 낮 시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저녁이나 늦은 밤의 분위기는 가늠하기 힘들다. 재정 설계사 폴린 파퀸은 첫 주택을 구입하는 지역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시간을 내 아침 일찍 동네를 찾았다. 인근에 기차역이 있었지만 집 주변에 나무가 울창한 것이 마음에 들어 구입을 결정했다.
그런데 막상 집을 구입한 뒤 저녁이 되면 동네 분위기가 다소 음산해 해진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급기야 불량 청소년들이 단지 내 우편함과 공공 기물을 파손하는 바람에 HOA 비용이 인상되기도 했다. 파퀸은 “다음 번 집을 살 때는 낮, 밤,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방문해 동네 분위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하고 인터넷을 통해 지역 범죄율과 같은 정보도 빠짐없이 챙기겠다”라는 조언을 전했다.
◇ 집값 올랐는데 모기지 보험 안 없어지네
주택 구입 과정 중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하는 절차가 많다. 그중 하나가 모기지 보험과 관련된 내용이다. 모기지 보험은 대출을 통해 집을 구입할 때 다운페이먼트 비율이 20%가 되지 않으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다. 주택 구입자에 의한 모기지 연체가 발생했을 때 대출 은행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달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 부동산 관련 블로거 에이미 화이트는 첫 주택을 마련하면서 모기지 보험 관련 규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다.
화이트는 “집값이 올라 주택 자산 비율이 높아지면 대출 은행 측에서 자동적으로 모기지 보험 규정에서 제외해 줄 것으로 착각했다”라며 “집값이 충분히 올랐지만 보험 탈퇴를 요청하지 않아 보험료가 매달 빠져나갔다”라고 자신의 실수담을 나눴다. 화이트는 결국 모기지 보험 탈퇴에 성공했지만 그 사이 약 내지 않아도 될 약 1,000달러의 보험료를 내고 말았다.
주택 구입 뒤 주택 가격 상승으로 주택 자산 비율이 20%를 초과하면 모기지 보험 규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때 주택 소유주(모기지 대출자)가 대출 은행 측에 보험 탈퇴를 요청해야 하고 주택 감정 등의 절차가 실시된 뒤 탈퇴 여부가 결정된다. 모기지 보험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비율이 약 27%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도 최근 조사된 바 있다.
◇ 주말마다 수리 ‘지옥’
구입 조건이 믿기지 않을 만큼 좋을 때는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집값이 비싼 시기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싸게 나온 매물이 있다면 반드시 그 이유부터 따져봐야 한다. 작가인 켈리 호이는 전 남편과 주말을 보낼 호숫가 인근 집을 찾고 있었다. 부부가 찾는 지역은 평소 집이 잘 나오지도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었는데 부부의 눈을 한 번에 사로잡은 집이 나왔다. 부부는 수리가 조금 필요할 것으로 판단됐지만 ‘까짓것 수리가 별거겠어’라는 열정을 생애 첫 휴가용 주택 구입에 나섰다.
그런데 주택 구입 부부가 주말마다 찾아야 했던 곳은 호숫가가 아닌 바로 홈 디포였다. 수리해야 할 곳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 호숫가에 여유롭게 앉아 주말을 즐기겠다는 환상은 일단 접어야 했다. 대신 매주 주말 시간을 할애에 주택 수리에 매달렸던 경험을 떠 올리며 부부는 “앞으로 수리가 필요한 집은 일단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 ‘파이널 워크스루’는 마지막 점검 기회
주택 구입의 마지막 절차 중 매물 상태를 최종 점검하는 ‘파이널 워크스루’(Final Walkthrough) 절차가 있다. 매물 상태가 계약을 맺을 때와 비교해 큰 결함이 없는지, 셀러가 계약대로 필요한 수리를 실시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이널 워크스루를 실시한다. 그런데 파이널 워크스루 절차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생략하는 바이어가 의외로 많다.
개인 재정 전문가 에이미 블랙록은 의도치 않게 파이널 워크스루를 생략했다가 큰코다친 경우다. 파이널 워크스루를 진행할 예정으로 구입하기로 한 집에 도착했는데 에이전트가 갑자기 일이 생겨 그날 오지 못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에이전트가 와야만 집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블랙록은 그날 파이널 워크스루를 취소하고 아예 생략하기로 했다. 홈 인스펙션에서 심각한 결함 사항이 지적되지 않았고 집도 그동안 비어 있었기 때문에 ‘설마 별 문제있겠어?’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에스크로를 마감한 뒤 열쇠를 받고 집을 방문했을 때 블랙록은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멀쩡했던 부엌의 나무 마룻바닥에 누수 피해로 보이는 뒤틀림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싱크대 밑 수도 파이프에서 물이 새는 바람에 나무 마룻바닥까지 물이 흘러넘쳤고 블랙록은 자신의 돈을 들여 약 60평방피트에 해당하는 바닥 교체 공사를 실시해야만 했다.
◇ 크레딧 점수만이 다가 아니다
집을 구입하기 전에 크레딧 리포트를 점검하는 것은 정석처럼 여겨지는 일이다. 그런데 많은 구입자들이 리포트를 보기는 보지만 정작 중요한 사항을 빠트려 주태 구입에 차질을 빚을 때가 적지 않다. 대부분의 구입자들이 크레딧 점수만 높으면 별문제 없겠지 하고 모기지 대출 신청에 나서는데 크레딧 점수 외에도 꼼꼼히 확인해야 할 사항이 많다.
재정전문 사이트를 운영하는 미란다 마킷은 모기지 신청을 앞두고 크레딧 리포트를 철저히 살피지 않았던 것을 지금도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다. 크레딧 점수는 대출을 받기에 문제가 없었는데 학자금 융자 항목이 중복 등록되어 있어서 부채 비율이 실제보다 크게 높았던 것이었다. 이 때문에 마킷의 대출 신청 절차에 지연이 발생했고 그 사이에 마음에 들었던 매물을 몇 채 놓쳐야만 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