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ㆍ중국 공동 연구팀, 2만2,800명 11년간 추적 조사
젊은 나이에 고혈압 진단을 받으면 뇌 용적이 줄면서 치매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허밍광 호주 멜버른대 안과 역학 교수와 상쉔원 중국 광둥성 인민병원 박사 공동 연구팀이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조기 고혈압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다.
연구팀은 고혈압(130/80㎜Hg 이상) 환자 1만1,399명과 대조군 1만1,399명의 자기공명영상(MRI)을 두 차례 촬영해 비교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2006~2010년에 바이오뱅크 연구에 참여했고, 2014~2019년에 MRI를 촬영했다.
연구팀은 조기 고혈압과 치매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로 고혈압 환자 12만4,053명과 대조군 12만4,053명을 11.9년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35~44세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대조군보다 뇌 용적이 작고 치매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5세 이전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뇌 용적이 가장 적었다.
연구팀은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 나타나면 고혈압이 평생 뇌에 압력을 미치는 시간이 그만큼 길어지기 때문에 뇌에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젊을 때부터 혈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제1 저자인 상 박사는 “35세 미만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혈관성 치매 위험이 80% 더 높았지만 그 집단에서 치매 사례가 더 적었고 고혈압과 연관성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35~44세에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은 원인에 관계없이 치매 위험이 61%로 현저히 높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