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부터 관리 필요
매년 9월 21일은 세계보건기구(WHO)ㆍ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가 공동 제정한 ‘세계 알츠하이머병의 날(World Alzheimer’s Day)’이다.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은 가장 흔한 치매의 유형이다.
아직 제한적인 치료만 가능해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병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 작용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밀로이드-베타’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서서히 뇌에 쌓이면서 뇌세포 간 연결 고리를 끊고 뇌세포를 파괴해 치매 증상을 일으킨다는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이 가장 주요한 병태 생리로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은 약물 치료를 포함한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인지 기능이 가능한 악화하지 않도록 하고 치매 증상이 완화되도록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아직 효과를 인정받은 치료 약물은 매우 적다. 다섯 가지 성분만 인정받았고, 이 중 네 종류의 약물이 쓰이고 있다.
병으로 인해 저하된 시냅스 간극의 아세틸콜린 농도를 높여 환자의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아세틸콜린 분해 효소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 NMDA 수용체를 억제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학습ㆍ기억력을 증진하는 ‘NMDA 수용체 길항제’도 처방된다.
또한 행동 정신 증상 완화를 위해서도 각종 약물이 사용되기도 한다. 18년 만에 개발된 알츠하이머병 신약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치료 약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아두카누맙은 아직 안전성과 효능에 있어 결과를 좀 더 기다려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완치법 없어…예방이 가장 중요
뇌세포가 손상되는 현상을 바꾸는 약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예방 활동이 더 중요하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가 어떨 때 덜 걸리는지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다”며 “해외 유명 의학 저널에서도 치매를 예방하거나 지연하는 12가지 요인과 권고안이 발표된 것처럼, 건강한 뇌를 만드는 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뇌에 쌓이는 단백질이 뇌세포를 파괴한다는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은 증상이 생기기 15~20년 전에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40대 때부터 치매 예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혈압이 높으면 뇌혈관에도 상처를 입을 수 있으므로 40세 전후부터 수축기(최고) 혈압을 130㎜Hg 또는 이보다 낮게 유지해야 한다. △중년기와 가능하면 노년기에도 신체 활동을 유지한다.
운동 등 신체 활동은 뇌를 자극시킬 뿐만 아니라 비만과 당뇨병을 줄이기도 하므로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
뇌에 직접 악영향을 미치는 환경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머리 손상을 예방하고 △대기 오염과 간접 흡연 노출을 줄여야 한다. 청력 보호도 중요하다. 노화성 난청이 있으면 치매가 생길 확률이 5배까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과도한 소음 노출을 피해 청력을 보호하고, 청력 손실이 있으면 보청기를 사용을 장려한다. 술, 담배, 교육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한다. △과다 음주는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매주 21단위 이상(알코올 도수 3.5% 이하인 맥주의 경우 300mL가 1unit, 알코올 도수 12%인 소주의 경우 125mL 1.5 unit, 양주의 경우 25mL가 1unit)은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담배도 끊어야 한다.
이 밖에 교육도 치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모든 어린이에게 초등 및 중등교육을 제공하고 △수면처럼 치매의 다른 추정 위험 요소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병에 따른 뇌 기능 저하와 노화로 인한 뇌 기능 저하는 완전히 다르다.
이학영 교수는 “건망증이라고 부르는 기억 장애가 정상적인 노화에 의한 것인지 병에 의한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악화되는 기억 장애라면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상의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