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일대 최대의 거래가 될 주택 거래. 주택 거래의 성공은 어떤 부동산 에이전트를 만나느냐가 관건이다. 부동산 에이전트를 찾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주변 아는 사람에게 소개를 부탁하기도 하고 광고를 보고 연락하는 경우도 많다. 어떤 에이전트를 만나든 조심해야 할 유형만 골라내는 것만으로도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 피해야 할 유형의 에이전트를 알아본다.
‘동 떨어진 시세 제시, 엉뚱한 비용 부과’등
주택 거래 시 피하면 좋은 에이전트 유형
◇ 동떨어진 시세 제시
집을 내놓기 전에 여러 명의 에이전트에게 예상되는 시세를 알아보는 것은 주택 판매의 첫 절차다. 여러 명의 에이전트가 제시한 시세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한 에이전트의 시세만 유독 동떨어진다면 주의해야겠다.
제시된 시세가 다른 에이전트보다 높다면 일단 리스팅 계약을 맺어 놓고 나중에 가격을 인하하려는 숨은 의도로 보인다. 다른 매물보다 높은 가격에 나온 집은 보러 오는 바이어도 적어 결국 가격을 내려야 할 때가 많다. 반면 너무 낮은 시세를 제시하는 에이전트는 제값에 팔기보다는 빨리 팔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 다른 가격대 전문
예상되는 시세가 30만 달러인데 에이전트가 주로 담당하는 매물의 가격대가 100만 달러를 넘는다면 적합한 에이전트라고 할 수 없다. 에이전트의 주요 고객층이 고가 주택 수요자이기 때문에 낮은 가격대 수요자와는 동떨어진 에이전트다. 고가 주택 판매 시 제시되는 수수료 금액과도 큰 차이가 있어 높은 수수료율이 요구될 수도 있다.
◇ 더딘 업데이트
집을 내놓으면 일주일 내에 팔릴 정도로 판매 기간이 크게 단축됐다. 따라서 집을 내놓은 직후부터 오퍼를 받을 때까지 여러 상황이 빠르게 변한다. 밤이고 낮이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업데이트를 고객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에이전트의 의무다. 그런데 고객의 연락에 제때 답변을 하지 않는 에이전트는 집을 팔겠다는 의지가 부족한 에이전트로 판단된다.
◇ 엉뚱한 비용 부과
주택 판매 대가로 에이전트에게 수수료가 지급된다. 대개 거래 가격의 4~6% 선으로 고객과 상의를 통해 조정도 가능하다. 수수료는 집을 팔았을 때 지급되는 비용으로 집이 안 팔리면 받을 수 없는 금액이다. 수수료 외에 다른 비용을 부과하는 에이전트가 있다면 주의 대상이다. 일부 에이전트는 매물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비용을 고객에게 떠넘기기도 하고 일부는 매물 검색 웹사이트 등록 비용을 부과하기도 한다.
◇ 상의되지 않은 계약 조건
에이전트를 고용하게 되면 리스팅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해야 한다. 그런데 리스팅 계약서에 전혀 언급되지 않았던 내용을 슬그머니 집어넣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집이 안 팔리더라도 일부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 에이전트가 소개하는 대출 업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 등 일부 부당한 내용이 없는지 리스팅 계약서를 주의 깊게 검토해야 한다.
◇ 협회 무소속
부동산 에이전트 대부분은 협회에 소속되어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협회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는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다. 가주의 경우 ‘가주 부동산 중개인 협회’(CAR)가 별도로 운영되고 있고 각 지역별로도 소규모 중개인 협회가 많다.
이 같은 협회에 소속된 에이전트는 각 협회가 제정한 수칙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또 부동산 관련 법안이 새로 재정되거나 기존 법안이 변경될 경우 이에 대한 내용을 협회를 통해 공지 받는다. 따라서 협회 소속이 증명된 에이전트를 고용하는 것이 사기 등의 피해를 피해 방법 중 하나다.
◇ 허위 거래 자료 제시
에이전트는 고객 유치 수단으로 자신이 최근 거래한 매물 자료를 제시한다. 그런데 리스팅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허위 거래 자료를 제시하는 일부 에이전트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만약 어떤 에이전트가 인근 주택을 최근에 팔았다고 하면서 접근한다면 에이전트가 팔았음을 증명하는 자료를 요청해 확인한다. 만약 증빙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는 에이전트는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좋다.
◇ 드문 추천인
아무 베이비 시터를 고용하는 부모는 드물다. 주변인에게 소개를 의뢰하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것이 일반적인 베이비 시터 고용 절차다. 직원을 고용할 때 추천서를 의뢰하듯 에이전트를 고용할 때도 추천인과 기존 고객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이 안전하다. 커뮤니티 별로 운영되는 인터넷 포럼 등을 통해서 지역 전문 에이전트 정보를 알아보는 방법이 있다. 또 최근 집을 판 이웃이 있다면 같이 일한 에이전트가 어땠는지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거래 경험 부족
미국에서 부동산 에이전트가 되는 길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시험을 통과해 자격증을 취득하면 부동산 중개 업체에서 쉽게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에이전트는 자격증을 취득 뒤 중개 업체에 이름만 걸어놓고 거래 실적이 드문 경우도 있다. 때가 되면 자격증만 갱신해 겉보기에 경험이 쌓인 것 같지만 실제 거래 경험은 많지 않은 경우다. 전업 에이전트로 활동하는지와 과거 거래 실적 자료를 요청해 확인하면 에이전트의 경험을 알 수 있다.
◇ 고객과 불통
일단 에이전트를 고용하게 되면 주택 거래가 끝날 때까지 의사소통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런데 고객의 의사와 상관없이 엉뚱한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에이전트도 있다. 이런 에이전트는 고객의 시간을 허비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침실 3개짜리 집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침실 2개짜리 매물만 찾아오는 등 고객의 요구 조건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다.
◇ 실무에 다른 에이전트 투입
경험 많고 능력 있는 에이전트라고 해서 소개받았는데 정작 리스팅 계약서에 서명한 뒤로부터 얼굴을 보기 힘든 경우도 있다. 해당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는 초보 에이전트가 실무를 담당하는 경우다. 실력이 있다고 해서 일을 맡겼는데 초보 에이전트를 상대하게 되면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리스팅 계약서 서명 전에 해당 에이전트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을 맡아서 책임지는지를 확인하도록 한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