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보도… 백악관은 부인 “바이든도 큰 기대는 안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첫 대면 정상회담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4일 보도하자 백악관이 즉각 이를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하고 나섰다.
FT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았았으며 오히려 “미국이 중국에 덜 공격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앞서 양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지난 9일 90분가량 통화했다. 양 정상 간 통화는 2월 이후 7개월 만이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고위급 및 실무 접촉 등에서도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진전이 없자 직접 대화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 의지 역시 강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후속 교류에서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정상회담을 제안했을 뿐”이라며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양 정상 간 통화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며 오는 10월 이탈리아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가능성도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한 뒤 중국 밖을 나간 적이 없으며 G20 역시 화상으로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행보도 양 정상 간 분위기가 녹록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9·11 테러 20주년을 맞아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21세기에도 민주주의가 작동할 수 없다고 진정으로 믿는 독재자가 많이 있다”며 시 주석을 겨냥한 듯한 언급을 했다.
다만 백악관은 FT의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시 주석이 만남을 거절한 것에 실망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 제안에 퇴짜를 놓았다는 보도가 정확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두 정상은 당시 통화에서 정상 간 소통을 계속 유지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작년 대선 전후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중국과 전쟁할 것을 우려해 중국 측과 두 차례 비밀 통화를 했다는 전언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밀리 의장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 질문에 “밀리 장군을 매우 신뢰한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밀리의 리더십과 애국심, 우리 헌법에 대한 충성에 대해 전적인 신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밀리 의장이 실제로 그리했는지는 확인해주지 않은 채 밀리 의장이 전화했다는 시기는 “트럼프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날 중 하나인 1월6일 미국 수도에 대한 공격과 반란으로 이어지는 불안정을 조장했던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