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오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등 국경통제를 대폭 완화한다.
8월 2일부터는 미국과 유럽에서 백신을 2회 접종하고 잉글랜드로 들어오는 여행객들은 10일 자가격리를 안 해도 된다고 스카이뉴스, BBC, 더타임스 등이 28일 보도했다.
정부는 이날 고위 각료들이 참석한 코로나 대응 회의에서 이처럼 결정했다.
지금은 영국에서 백신을 맞은 이들만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인정한 백신을 맞은 경우에만 적용된다. 유럽의 디지털 접종 증빙이나 미국의 종이카드 증빙이 모두 인정된다.
격리는 면제지만 입국 전후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받아야 한다.
미국은 델타 변이 유입을 우려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영국 방문 자제를 촉구하고 영국발 입국을 통제하는 상황에서 영국은 먼저 문을 열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영국에 코로나19 이전처럼 자유롭게 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랜트 섑스 교통 장관은 "미국도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섑스 장관은 국제 크루즈 운항도 코로나19 대유행 후 처음으로 허용하고 호텔격리 대상인 '적색 국가'에서 환승한 경우에도 호텔격리를 면제한다고 말했다.
입국 규제 완화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항공사들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다.
미국과 영국발 입국자 대상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항공사 몫이다.
일부 각료들은 미국의 종이 카드로 된 백신접종 증빙을 인정하는 것에 대해 이견을 보였지만 존슨 총리는 미국에 후한 제안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의 단일 디지털 백신 접종 증빙이 없다.
정부 한 관계자는 "존슨 총리는 국경 개방과 관련해서 EU에 뒤처질까 염려한다"고 말했다.
워릭대 마이크 틸더즐리 교수는 타임스 라디오에서 "격리 면제는 위험이 뒤따르는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백신을 맞았고 감염률이 비슷한 국가에서 오고 우려 대상 변이가 유입될 위험이 없다면 여행업계를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결정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