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회사들이 증가하면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근무 환경을 갖추는 근무자들이 증가했다. 집의 발코니, 소파, 키친 카운터 등 집 안에서도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공간을 업무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들이 널리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수 증가, 주별 제재규정 완화, 코로나19 확진자수 감소, 여름 휴가철 등의 요인으로 집을 떠나 다른 곳에서 근무 환경을 꾸리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경우 올해 숙박 대여 기간을 28일 이상으로 예약한 사례가 2019년 대비 2배가량 증가했으며, 장기 대여자들의 71%가 내년에도 장기 대여 계획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올해 국내 주요 회사들이 부분적인 사무실 근무 전환을 발표함에 따라 올 여름은 자신에게 맞는 재택근무를 즐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이고 있다. 이에 각 테마별로 올 여름 재택근무를 즐길 수 있는 여행 도시들을 소개한다.
와이너리 즐비 ‘캘리포니아 페탈루마’ 편리한 공유 사무실 갖춰
원주민 음식 유명 ‘애리조나 투산’ 뉴욕 등 대도시 방문객 잇달아
핑거레이크 일대 자연 즐기며 일할 수 있는 ‘뉴욕 이타카’ 젊은층 인기
▲와인애호가를 위한
캘리포니아 페탈루마(Petaluma)
페탈루마는 아름다운 풍경, 다양한 야외 활동, 좋은 식당과 커피샵,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갖춰진 곳이다. 원격 근무 환경 측면에서는 도심에 위치한 공유 사무실 건물,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여러 커피샵이 있으며 해안가를 따라 자리를 잡은 유명 와이너리들은 페탈루마를 더할 나위 없는 도시로 만들어 준다.
지난 2015년 보스턴에서 페탈루마로 거처를 옮긴 조애나 팔티스는 “페탈루마의 가장 큰 장점은 대도시가 갖추고 있는 환경을 모두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유대감이 높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자랑했다.
에이커 커피(Acre Coffee)에는 학생, 가족, 원격 근무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이는 유명 커피샵이며, 라구니타스(Lagunitas), 헨 하우스 브루잉 컴퍼니(Hen House Brewing Company)가 대표적인 맥주 양조장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애호가를 위한
애리조나 투산(Tucson)
지난 2015년 유네스코가 인정한 맛의 도시(UNESCO Creative City of Gastronomy)로 선정된 투산은 멕시코와 소노란 데저트 지역 원주민 음식들의 역사를 잇고 있는 곳이다. 투산에는 23마일 구간에 이르는 멕시칸 식당 밀집 지역에 유명 식당, 푸드 트럭들이 줄지어 있으며 소노란 지역에서 생산된 밀로 만든 빵을 판매하고 있는 배리오 브레드(Barrio Bread)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또띠아 공장으로 사용되던 부지를 공유 사무실 공간으로 꾸민 ‘라 수프레마 웍스’를 운영하고 있는 지나 카탈라노는 지난해 방문객의 20% 정도가 원격 근무자들이었으며 특히 뉴욕, 피츠버그, 시카고 등 대도시에서도 꾸준하게 방문하는 고객들이 있다고 밝혔다. 카탈라노는 “투산에서 지낸지 20년이 넘었지만 코로나 시대 이후만큼 다양한 출신의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져 지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투산은 특히 옥외 전등으로부터 인간의 생태와 밤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설립된 국제 어두운 밤하늘 협회(International Dark-Sky Association) 본부가 위치해있어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관측하기 위한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자연애호가를 위한
뉴욕 이타카(Ithaca)
이타카는 조그마한 공간의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뉴요커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는 도시다.
팬데믹 동안 뉴욕시를 벗어나 핑거 레이크 일대에서 지내며 원격 근무를 하고 있는 제리 이사벨은 이타카가 작지만 모든 것을 갖춘 곳이라고 설명했다.
11개의 길고 폭이 좁은 호수들이 줄지어 있는 핑거레이크 일대에는 여러 대학, 주립공원, 와이너리 등이 위치해있다. 이타카의 중심부에 위치한 카유가 호수(Cayuga Lake)에는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명소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사벨은 “이타카에서 창문 너머로 보이는 호수 풍경을 바라보며 일을 하는 경험을 하고 나면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타카에서 30분 떨어진 곳에는 왓킨스 글렌 스테이트팍(Watkins Glen State Park)과 핑거 레이크 내셔널 포레스트(Finger Lakes National Forest)가 있으며 차로 10분 거리에는 매우 멋진 폭포를 볼 수 있는 버터밀크 폴스 스테이트팍(Buttermilk Falls State Park)이 있다. 또한 이타카에서 1시간 이내 거리에는 다수의 박물관이 있으며 수제 공예품, 음식, 파머스 마켓이 길 곳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공장에서 재배한 재료들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파는 더 스파티드 덕(The Spotted Duck), 다양한 사람들이 한 장소에서 만나 식사를 즐길 수 있는 F.L.X. 테이블 등도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일석이조를 노리는 이들을 위한
메인 배스(Bath), 브런즈윅(Brunswick)
배스와 브런즈윅은 메인주 해안가를 따라 8마일 거리를 두고 인접해있는 도시다. 차를 타거나 해안가 트레일을 이용해 오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브런즈윅은 바우도인 칼리지(Bowdoin College)로 인해 학교 주변으로 예술가들의 활동과 해외 방문객들의 방문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배스는 케네벡 리버(Kennebec River)를 중심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와 다양한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어 원격근무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두 도시 인근에 위치한 팝햄 비치(Popham Beach)와 안드로스코긴 리버(Androscoggin River)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뉴욕타임스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