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타운에서 30대 한인 남성이 흑인 3명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중상을 입는 인종 증오범죄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피해자는 지난달 10일 밤에 한인타운 아파트 밀집지 도로를 걷다가 아시안 증오 욕설을 퍼부은 흑인들로부터 구타를 당해 얼굴 일부가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고 어금니까지 깨지는 등 심한 부상을 당해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혓다.
피해자 정모(33)씨에 따르면 LA한인타운 내 한 식당에서 일하는 그는 지난 5월10일 늦은 밤 직원 회식이 끝난 후 LA 한인타운 내 집으로 걸어가던 중 세라노 애비뉴와 5가 교차점 인근에서 흑인 3명과 마주쳤다. 그들을 조용히 피해 지나갔는데 잠시후 뒤에서 어느새 다가온 그 흑인 3명 중 1명이 정씨를 갑자기 발로 차 바닥에 쓰러졌고, 이후 이들 3명이 정씨에게 “빌어먹을 아시안(f***ing Asian)”이라고 말하며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는 것이다.
이후 계속된 폭행에 어느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낀 정씨는 살려달라고 크게 소리를 지르다 기절했고 가해자들은 도주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길을 지나가던 한인들이 정씨를 발견하고 깨워 병원에 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고 정 씨는 그냥 집에 가겠다고 했지만, 한인들이 정씨를 차에 태워 약을 사주고 집에 데려다 줬다.
정씨는 “당시 피해 장소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지만, 도움을 준 한인들 말로는 내가 쓰러져 있던 곳이 세라노와 5가 인근이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때까지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몰랐던 것으로 보이는 정씨는 “집에 가서 치료를 하는데 도저히 얼굴에서 피가 멈추지 않아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 친구 차를 타고 결국 응급실로 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눈썹 위와 코 옆부분이 찢어져 출혈이 이어졌고, 코가 골절되고, 어금니가 일부 깨지는 부상을 당했으며, 이 외에도 곳곳에 멍이들고 상처를 입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출혈이 심해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수술 중 저체온증이 와서 간호사들이 담요 몇 장을 덮어줬고, 수술을 끝내고 링거를 맞으며 휴식을 취하다 오전에 퇴원해 집에 왔다”고 밝혔다. 이어 “수일간 입을 벌리기 힘들어 죽이나 물도 먹기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한달 여가 지났지만 아직 후유증이 남아있다며 “지끔까지도 어금니가 깨진 곳 때문에 물 마실 때나 이 닦을 때마다 이가 너무 시리고, 목도 아프고, 찢어졌던 부분은 붓기가 빠지지 않고 아직 감각이 없다”고 전했다.
정씨에 따르면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 지난 5월25일 LA한인회의 도움으로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은 수사 및 범인 체포가 쉽지 않다며 기대하지 말라고 답했다는 것이. 낯선 이들이 묻지마 폭행을 하고 달아난 사건인데 당시 주변에 감시카메라(CCTV) 영상이나나 이렇다 할 목격자도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