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으로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과 미주한인회장협회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는 두 전국 단위 한인회 단체의 통합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 세계한인회총연합회 출범을 목표로 해외 최대 한인사회인 미국내 한인회 연합단체의 통합을 위해 그간 물밑에서 협상을 중재해왔던 재외동포재단 측이 최근 중재 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고, 이들 두 단체도 통합 협상 없이 각각 독자적인 총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단체는 24일 본보에 재외동포재단 측의 통합 협상 중재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각기 독립적인 단체로 독자적 행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제 갈길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미주한인회장협회 측은 오는 26일 라스베가스에서 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추인받을 예정이며, 미주총연 측도 현 28대 박균회 총회장의 뒤를 이을 29대 신임 총회장을 오는 10월 중에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미주한인회장협회 장대현 사무총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이 지난 21일 협회 측에 “통합은 어렵다고 결론났으며 (통합을 위한) 더 이상의 노력은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협회 측은 오는 26일 라스베가스 총회에서 비상대책위를 공식 구성해 향후 계획을 밝힌다는 입장이지만 미주총연 측과의 통합 협상이 재개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주총연 측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미뤄졌던 신임 총회장 선출을 위한 총회를 오는 10월 개최해 독자 행보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유진 미주총연 사무총장은 “28대 회장선거 갈등은 이미 소송을 통해 정리됐고, 오는 8월 최종 판결이 나오면 미주총연에는 더 이상 갈등이나 내분은 존재하지 않게 된다”며 “미주총연이 미주한인회장협회와 통합을 추진할 이유가 없고 통합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어 “8월 소송이 최종 마무리되면 선거 일정을 공개하고, 10월 중에는 29대 총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외동포재단은 분규 단체라는 이유로 이들 두 단체를 오는 10월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초청할 수 없으며, 10월에 발족하는 세계한인회총연합회에도 미주지역 이사 선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두 단체는 모두 재외동포재단의 자의적인 분규단체 지정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유진 미주총연 사무총장은 “재외동포재단의 분규단체 지정을 더 이상 개의치 않을 것이며, 재단의 세계한인회총연합회 구성과 관계 없이 오는 10월 미국에서 세계한인회장 컨퍼런스를 독자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