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훈 '렌위치' 대표 "한인사회 머물지 말고 주류사회와 소통해야"
대전 개최 월드옥타 세계대표자대회 참가…"청년들 미국 진출 도울것"
"한인사회보다는 주류사회와 철저히 어울리면서 사업을 했어요."
뉴욕 맨해튼에서 가장 큰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를 운영하는 주세훈(미국명 레니 주·57) 대표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뉴욕 센트럴 파크 인근에서 소규모로 샌드위치 가게를 창업한 지 32년 만에 뉴욕에서 직영 매장 20개를 운영하고 있다. 연간 400만 개의 샌드위치를 팔아 5천만 달러의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지난 8일 입국해 격리를 마친 주 대표는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인 1세들이 미국에 살면서 고국을 쳐다보고 있을 때 저는 고객인 미국 주류사회를 위한 일을 펼쳐왔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 속에서 사투를 벌이는 간호사, 의사, 소방관, 경찰 등 봉사자들에게 지난해 6개월 동안 샌드위치를 무료로 제공한 그 이유 중 하나다.
"우리는 봉사하는 영웅들을 위해 '히어로 포 히어로'라는 캠페인을 펼쳤어요. 샌드위치 수만 개를 기부했죠. 뉴욕이 코로나19 피해가 심했잖아요. 한인들이 뉴욕에서 돈을 벌어 뉴욕을 위해 쓴다는 이미지가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주 대표는 다른 요식업에도 펀딩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부동산업을 주로 하고 있다.
특히 2019년 한인으로는 처음으로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주의 일원이 되는 성공 신화도 썼다. 1조4천억원으로 평가되는 밀워키 벅스 구단의 공동 구단주로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연고지로 1968년 창단한 이 구단은 지난해 2위에 올랐고, 현재 디비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빌리언에어(10억 달러) 이너서클인 유대인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인지도를 쌓았기에 구단주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한인 차세대나 한국 청년들에게도 "주류사회와 소통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인사회에만 머물면 안 돼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되 주류사회로 시야를 넓혀야 합니다. 외부와의 끊임 없는 교류는 물론 협력하는 것이 성공의 열쇠입니다."
그렇다고 주 대표가 한인사회와 고국의 발전을 외면한 것은 아니다. "나중에 성공하면 반드시 그 과제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스스로 약속하곤 했다.
그 첫걸음으로 24∼27일 대전 컨벤션센터(DCC)에서 열리는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주최 '제22차 세계대표자대회 및 수출상담회'에 참가한다. 월드옥타 뉴욕지회 회원의 자격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행사의 '해외취업 지원사업'에 관심이 많다. 채용의 기회와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재능 있는 청년들의 미국 진출을 적극 도울 생각입니다. 우리 매장에도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싶고요. 한국의 식품도 미국으로 수입해 유통할 계획입니다."
주 대표는 '렌위치' 한국 지사 설립 의사도 밝혔다. "샌드위치가 더는 대체 음식은 아닐 것이며 코로나19로 식생활이 변화하고 있다"는 판단과 함께 고국에서 번 돈을 고국을 위해 쓰고 싶은 생각에서다.
한국 지사 개설에 뜻을 둔 투자자와 미팅을 했고, 다음 달 초까지 가급적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 직영점을 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경기도 평택 출신인 그는 서울에서 자랐고 20세 때인 1983년 가족과 함께 미국에 이민해 낮에는 대학을 다니고 밤에는 닥치는대로 일했다. 1989년 센트럴파크 인근에서 작은 샌드위치 가게 '레니스'를 창업했다.
성탄절 하루만 쉬고 364일 동안 매일 새벽 5시 가게에 나와 준비하고 6시에 오픈해 오후 9시 문 닫을 때까지 쉬지 않고 샌드위치를 팔았다. 지금은 미국 뉴욕에서 샌드위치를 가장 많이 파는 기업인이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