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살해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전 경찰관 데릭 쇼빈(45)에 대해 가중처벌 요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쇼빈에게는 더 무거운 형량이 부과될 것으로 보인다.
쇼빈 재판을 관장하는 미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의 피터 케이힐 판사는 12일 쇼빈의 행동이 특별히 잔인했고 그가 경찰직의 신뢰와 권위를 남용하는 등 4가지 가중처벌 요인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판단했다고 CNN·NBC 방송이 보도했다.
쇼빈을 기소한 주 검찰은 5가지 요인을 들어 양형 기준보다 더 무거운 가중처벌을 요구했는데 케이힐 판사가 이 가운데 4가지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본 것이다.
케이힐 판사는 ▲ 쇼빈이 신뢰와 권위의 직위(경찰직)를 남용했고 ▲ 숨진 플로이드를 특별히 잔혹하게 다뤘으며 ▲ 범행 과정을 어린이들이 지켜봤고 ▲ 최소한 3명의 적극적 가담자와 함께 집단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인정했다.
케이힐 판사는 "약 6분 이상에 걸쳐 자세로 인한 질식 상태에서 천천히 일어난 플로이드의 죽음은, 플로이드가 죽을 것 같다는 사실을 알고 공포에 질려 목숨을 간청했는데도 피고가 이런 호소에 객관적으로 무관심했다는 점에서 특별히 잔인했다"고 밝혔다.
케이힐 판사는 그러나 플로이드가 당초 체포에 저항했다는 점을 들어 그가 특별히 허약한 상태였다는 검찰의 가중처벌 요인은 기각했다.
쇼빈에 대한 선고일은 6월 25일로 잡혔다.
쇼빈은 또 현장에 함께 출동했던 전 동료 경찰관 3명과 함께 연방범죄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연방대배심은 쇼빈 등이 경찰의 부당한 억류와 무력 행사로부터 자유로울 플로이드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며 이들을 미네소타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쇼빈은 지난해 5월 25일 미니애폴리스의 한 편의점 앞에서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그의 목을 9분 29초간 짓눌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배심원단은 지난달 20일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 쇼빈에게 제기된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평결했다.
미네소타주 법률상 2급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최대 40년 징역형, 3급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최대 25년 징역형, 2급 우발적 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최대 10년 징역형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여러 혐의가 동시에 적용될 때는 가장 심각한 혐의에 대해서만 형량이 내려진다.
또 이 주의 양형 기준은 쇼빈처럼 전과가 없는 경우 2급·3급 살인의 경우 각각 약 12년 6개월의 징역형을, 2급 우발적 살인에 대해서는 약 4년의 징역형을 권고하고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가중처벌 요인을 고려해도 쇼빈에게 3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