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cholelithiasis)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13만6,774명에서 2019년 21만6,325명으로 지난 5년 새 58% 증가했다.
담석은 담즙의 성분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은 것으로 크게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나눈다. 콜레스테롤 담석은 구성 성분의 50~70%가 콜레스테롤일 때를 말한다.
◇비만·과식·과한 다이어트·고콜레스테롤이 원인
담석은 과식과 비만, 과한 다이어트, 혈중 높은 콜레스테롤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천영국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체중이라면 간에 지방에 축적돼 지방간이 생기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면서 담즙 내로 유입되는 콜레스테롤도 많아져 담낭과 담도에 콜레스테롤성 담석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또 당뇨병이 있으면 합병증으로 신경이 손상되면서 담낭이 담즙을 짜주는 운동 기능이 떨어져 담석이 씻겨 내려가지 못해 담석이 생기기도 한다.
다이어트나 장기간 금식 등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도 담낭에서 담즙을 배출하는 호르몬이 분비가 되지 않으면서 담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천영국 교수는 “변비가 심한 사람은 대변에 담즙산이 잡혀 소장에서 흡수되지 못하고 대변과 함께 배출돼 간 내 담즙산이 떨어져 담석이 잘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야식도 원인으로 꼽힌다. 잠을 자는 동안 음식이 위 속에 오래 머물면서 담즙 배출을 자극, 담도 내 담즙의 양이 많아지고, 담즙 내 콜레스테롤이 많이 배출되면서 담석이 생길 수 있다.
색소성 담석은 간에서 만들어진 색소가 주성분으로 갈색과 흑색으로 나뉜다.
나이도 발병 요인이다. 담즙은 콜레스테롤과 담즙산, 레시틴이 균형을 이뤄 콜레스테롤이 다른 물질과 엉겨 붙지 않도록 하는 데, 나이가 들면 간에서 담즙산이 덜 생산되면서 담석이 잘 생긴다.
경구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하거나, 폐경이 오면 담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색소성 담석은 소장에서 옮겨 간 세균이 담관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간흡충이 간 내 담관에 염증을 일으키면서 주로 발생한다.
천영국 교수는 “우리나라가 특히 간 내 담석 빈도가 높은 편”이라며 “간흡충이 빨판으로 영양분을 흡수하고, 염증을 일으키고, 간흡충의 사체가 떠다니면서 담석이 유발되는 것”이라고 했다.
간 내 담석은 치료가 쉽지 않고, 간 내 담석 환자의 2.4~10%에서 담관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담도암 발병률이 가장 높은데, 간흡충이 주원인이다.
간흡충은 간 내 담도에 있는데, 간흡충이 죽더라도 간 내 담관에서 잘 빠져 나오지 않고, 담도 내에 머물면서 주변으로 콜레스테롤ㆍ빌리루빈ㆍ칼슘 등이 붙어 담석이 생길 수 있다.
◇약물·내시경·복강경 수술로 치료
담석 진단은 초음파검사를 이용한다. 간 안쪽이나 담도 담석으로 초음파검사로 확인이 어려워 내시경 검사를 하며 자기공명영상(MRI)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약물과 내시경, 복강경 수술로 시행한다. 대표적인 약은 ‘UDCA(Ursodeocycholic acid)’다. 웅담의 주성분으로 담석을 녹인다. 모래처럼 담석의 크기가 작거나 담낭에 염증이 없으면 시행한다. 연구 결과, 평균 한 달에 1㎜ 정도 담석이 줄어들며 6개월 이상 복용하면 30% 정도가 완전히 없어진다.
천영국 교수는 “UDCA 약제는 복용을 중단하면 1년 내 10~30%가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담낭의 운동성 저하로 담석이 생긴 것으로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한다”고 했다.
또 다른 약은 ‘르와콜’이다. 천영국 교수는 “올리브 기름 중 일부 성분이 담석을 녹이는 성분이 있는데, 이를 농축시킨 약”이라며 “담즙의 생성과 분비를 촉진하고, 담즙 내 콜레스테롤 성분을 녹인다”고 했다.
내시경 치료는 담관에 위치한 2㎝ 이하 담석일 때 시행한다. 내시경을 입을 통해 십이지장까지 삽입하면 담즙이 배출되는 구멍(유두 개구부)가 나오는 데, 이를 통해 담관에 있는 담석을 바스켓으로 빼내는 시술이다. 2㎝ 이상의 담석은 담도 내 레이저 또는 전기수압쇄석술, 바스켓을 이용해 담석을 잘게 부순 후 제거한다.
간 내 담관 담석도 내시경 치료가 가능하다. 천영국 교수는 “간 내 담석 치료에서 십이지장내시경으로 치료가 어려운 경우, 경피경간적담도 내시경을 직접 담도 내로 삽입해 레이저로 담석을 쇄석 후 제거할 수 있다”고 했다. 담낭 안에 생긴 담석은 담낭 전체를 떼어 내는 것이 현재 유일한 치료법이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