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범죄 폭행을 당한 후 용감하게 맞섰던 아시아계 할머니가 온라인에서 쏟아진 온정 덕분에 모금된 100만 달러에 가까운 후원금 전액을 인종 증오범죄 대처에 기부한다고 밝혀 화제다.
지난 1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신호등을 기다리던 중 한 백인 남성으로부터 인종 증오적 공격을 받고 용감하게 맞섰던 75세의 중국계 여성 샤오 첸 지이는 그의 가족이 개설한 고펀드미 모금 캠페인에 후원금이 쇄도하자 아시안 아메리칸 커뮤니티에 이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할머니가 트라우마에서 회복되도록 도와달라’는 제목으로 개설된 모금 페이지에 따르면 당시 첸 할머니는 백인 남성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아 눈에서 피가 흐르고 퉁퉁 부어올라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나무 판자를 들어 남성에게 반격을 가했다. 공격을 당한 후 촬영된 비디오에는 한 손에 나무판자를 다른 손에 얼음주머니를 들고 있는 여성과 함께 용의자로 보이는 남성이 피를 흘리며 들 것에 실려가고 있었다.
이 사건으로 첸 할머니는 정신적, 육체적, 심리적으로 심각한 충격을 받았고 그의 손자가 병원 치료를 위해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 첸 할머니는 건강보험이 있지만 암을 극복한 후 10년 째 당뇨병을 앓고 있었다.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에 후원금이 쇄도하면서 24일 기준 모금액은 94만 달러를 넘어섰다.
모금액을 아시안 커뮤니티의 인종차별 퇴치에 기부한다고 밝힌 첸 할머니와 그의 가족들은 “아시안 증오범죄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아시안 이민자들이 미국에 처음 도착했을 때부터 끊이지 않았다”며 “아시안 증오가 우리 가족을 화나고 슬프게 했고 폭력과 증오에 피를 흘리는 아태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더 이상 침묵을 지켜선 안된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