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를 챙겨 먹기보다는 가끔씩 굶으면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기덕 대전 선병원 검진센터 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최근 열린 대한비만건강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인은 이전에는 가벼운 간식을 먹기는 했지만 식사는 하루 두 차례에 그쳤다. 이로 인해 쌀같이 비만ㆍ당뇨병의 주범인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면서도 비만과 당뇨병에 걸린 사람을 보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세 끼와 함께 야식까지 즐기면서 비만ㆍ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이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게 김 소장의 주장이다.
김 소장은 “그동안 열량이 높은 지방 섭취를 줄이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으로 이런 대사질환을 극복하려고 했으나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를 고(高)인슐린혈증 상태로 설명한다”고 했다.
이러한 혈중 인슐린을 낮추려면 1회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방법과 식사 횟수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저탄고지 다이어트(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질을 늘리는 식사)’와 간헐적 단식이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장기간 열량 제한을 하면 몸이 그 상황에 적응해 기초 대사량을 줄이는 ‘대사 적응’에 도달한다.
단기간 단식에서는 기초 대사량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장기간 연구에서도 단순한 열량 제한 식이가 인슐린 감소에 정체를 보인 반면, 간헐적 단식은 지속적으로 인슐린을 줄인다.
대부분의 간헐적 단식은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지만, 몸속 노폐물을 청소하는 ‘자가 포식’을 유도하려면 연속으로 5일 정도의 단식해야 한다.
또 연속으로 5일을 굶는 것은 사실상 힘들고 심리적인 두려움도 매우 크므로 굶는 것과 거의 비슷한 효과를 나타내는 800㎉ 정도를 섭취하는 ‘단식 모방 다이어트’ 방법이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소장은 “탄수화물이 너무 적으면 지방 분해 속도는 늘어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인 당 독소 등이 몸속에 누적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탄수화물이 너무 많으면 인슐린을 낮추는 효과가 떨어지므로 영양소를 알맞게 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문가가 설계한 제품을 활용하는 것이 간편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