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버린 사람이 누구이든 제 생존과 행복한 미래를 바랐기에 상관없습니다. 저는 행복한 사회구성원으로 잘 성장했습니다."
미국에 입양된 한인 레아 크라우치(한국명 김영희·45) 씨가 누가됐든 자신을 알아봐달라고 호소하면서 친부모를 찾고 있다. 그는 입양 사연과 어렸을 때와 현재 사진을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내왔다.
28일 입양기록에 따르면, 그는 1976년 11월 12일생으로, 대구 어디에선가 태어나 한 달 뒤인 12월 13일 대구 아동상담소에서 백백합보육원에 맡겨졌다. 이후 이듬해 2월 홀트아동복지회에 입양 의뢰됐고, 4월 29일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시의 한 미국인 가정에 입양됐다.
이름 '김영희'와 생년월일이 실제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 외 출생과 관련한 기록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합뉴스>
하지만 그는 친부모와 45년간 교류가 없었을지라도 서로를 잊지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만 믿고 가족 찾기에 나섰다.
"나이가 들면서 제 삶의 출발점이 궁금해졌어요.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출생 이야기는 제 인생의 일부이지요. 기억에는 없어도 그 일부를 잊고 살 수는 없습니다."
크라우치 씨는 강인하면서 사려 깊고 독립적인 사람으로 성장했다고 했다.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현재 임상심리사로 활동하고 있다. 2019년 고향인 대구를 찾아 비즈니스를 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당시 그에게 모국은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이질감을 줬다고 기억했다. 만일 친부모를 만난다면 꼭 그러한 느낌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현재 친부모를 만나려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 한국 경찰서에 유전자(DNA) 정보를 제출했고, 사설 검사 업체에도 DNA를 남겨놨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해 양아버지를 잃었다고 했다.
"길을 걸을 때나 지하철을 타거나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다 저를 바라보는 사람이 친어머니이거나 아버지, 형제자매 또는 친척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밀로 가슴 속에 묻어 두셨어도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셨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제는 나타나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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