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구입한 신선편의식품을 차량 트렁크에 2시간가량 방치하면 기온이 떨어진 요즘에도 식중독균인 황색 포도상구균이 검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량 트렁크에 3시간 보관한 신선편의식품의 내부 온도는 겨울에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17도에 근접했다.
심원보 경상대 농화학식품공학과 교수팀이 대형 마트에서 구입한 훈제 닭가슴 샐러드 등 신선편의식품의 판매대 통과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일반 지표세균과 황색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균 수의 변화를 추적 관찰한 결과다.
심 교수팀은 마트에서 최근 1년간(2019년 3월∼2020년 2월) 신선편의식품을 구매한 소비자 80명(계절별로 각 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마트에서 쇼핑을 마친 후 자택까지 이동 시간이 30분 이내란 응답률이 43.8%(35명)로 가장 높았다.
30분∼1시간은 33.8%(27명), 최대 3시간은 22.5%(18명)였다. 쇼핑 후 귀가 도중 카페ㆍ식당을 이용하면 최장 3시간까지 차량에 신선편의식품이 방치됐다.
차량 트렁크에 3시간 둔 신선편의식품의 최대 내부 온도는 봄 18.5도, 여름 42도, 가을 29.2도, 겨울 16.8도로 계절별 차이가 컸다.
날씨가 찬 겨울에도 신선편의식품의 내부 온도는 냉장 온도(0∼10도)를 크게 웃돌았다. 오염지표 세균ㆍ부패세균ㆍ식중독균 등 각종 세균 증식이 충분히 가능한 온도였다.
구매 후 차량 트렁크에 둔 신선편의식품에서 대장균군ㆍ대장균 등 오염 지표세균과 간균ㆍ살모넬라균ㆍ리스테리아균 등 식중독균은 검출되지 않았다.
배탈ㆍ복통을 일으키는 황색 포도상구균은 여름과 가을에 신선편의식품을 1시간, 봄과 가을에 2시간 이상 차량에 보관하면 검출됐다.
심 교수는 “스티로폼 박스에서 세균 수 증가가 가장 적어 스티로폼 박스가 구매한 식품을 담는 용기로 적합하지만 일회용품이라 환경오염 문제가 뒤따른다”며 “내부가 알루미늄으로 코팅된 박스에 얼음을 채운 뒤 이 안에 신선편의식품 등을 넣으면 이동 중 세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