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물건이나 주먹을 쥐는 힘인 ‘악력’이 강할수록 손목뼈 골밀도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근력 운동을 통해 뼈 강도를 높이면 골절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현식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홍석우 강북삼성병원 정형외과 교수팀이 손목 요골(橈骨ㆍradius)이 골절된 환자 108명의 컴퓨터 단층촬영(CT) 영상에서 요골 부위의 피질골 밀도를 측정해 악력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다.
피질골은 뼈의 바깥쪽을 차지하는 단단한 층으로 여기서 요골 부위의 피질골은 주먹을 쥘 때 쓰이는 근육들이 부착되는 뼈의 겉 부분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악력과 요골 피질골의 밀도 사이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악력과 신장 사이에도 상관관계가 확인됐다. 즉 손목뼈의 골밀도가 높거나 키가 큰 환자에서 악력이 높게 측정된 셈이다.
그러나 체중이나 대퇴골의 골밀도는 악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에 대해 “악력이 대퇴골보다 요골의 골밀도와 관련성이 높게 나타난 점을 주목할 만한데 이는 주먹을 쥘 때 쓰는 근육과 뼈가 서로 물리적인 영향을 주고받고 있음을 뜻한다”고 했다.
우리 인체의 뼈는 근육이 붙는 겉면의 피질골과 혈액 세포를 만들고 대사를 조절하는 내부의 해면골로 이뤄져 있는데 피질골은 해면골에 비해 두께는 얇지만 단단하고 치밀해 뼈의 강도를 유지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골절을 예방하려면 피질골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또 튼튼한 피질골을 위해서는 근력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공현식 교수는 “근력 운동은 활동적인 삶, 에너지 대사, 낙상 방지 등 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며 “근력과 피질골 밀도와의 밀접한 연관성이 규명된 만큼 근력을 키워 뼈의 강도를 높이면 골절 예방에 도움될 수 있다”고 했다.
공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첨단 영상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피질골의 두께와 밀도를 3차원으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근육과의 물리적인 연관성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며 “일반적인 CT 영상만을 이용해 뼈의 미세한 구조를 분석하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했다는 점도 큰 성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지난해 12월호에 게재됐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