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 생활이 보편화되면서 집안에서 TV 시청ㆍ컴퓨터 작업 등을 하면서 앉아서 지내는 시간도 덩달아 늘었다. 그런데 하루에 앉아서 지내는 시간이 5시간 이상이면 고(高)요산혈증이 생길 위험이 1.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성인의 하루 평균 좌식 생활시간은 8시간이 약간 넘었다.
남가은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16∼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성인 1만6,535명(남 7,323명, 여 9,212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결과, 국내 성인의 평균 혈중 요산 농도는 남성이 6.0㎎/dL로, 여성(4.4㎎/dL)보다 높았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혈중 요산 농도가 7.0㎎/dL 이상(여성 6.0㎎/dL 이상)이면 고요산혈증으로 진단된다.
좌식 시간은 남성(8.2시간)이 여성(8.1시간)보다 약간 길었으며, 남녀 모두 하루의 3분의 1을 앉아서 지낸다. 유산소 신체활동은 남성(50.2%)이 여성(43.8%)보다 약간 높았다. 하루 좌식 시간이 5시간 미만인 성인의 고요산혈증 유병률은 12%(남 18.3%, 여 5.9%)였지만 5시간 이상인 성인에선 14.6%(남 22.1%, 여 6.8%)로 증가했다.
고요산혈증 유발과 관련한 여러 요인을 고려한 결과, 하루 좌식 시간이 5시간 이상이면 5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고요산혈증 위험이 1.2배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긴 좌식 시간과 고요산혈증 발생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좌식 생활이 인슐린 저항성과 비만 위험을 높이는 것과 관련 있을 것으로 남 교수팀은 추정했다. 인슐린 저항성이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인다는 기존 연구 결과에 근거해서다.
남 교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요산혈증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며 “과거에 고요산혈증은 통풍ㆍ콩팥결석의 유발 요인이었지만 최근에는 혈중 요산 농도와 심혈관 질환ㆍ대사증후군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건강한 중년 남성에서 높은 혈중 요산 농도가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의 중요한 요인임을 밝힌 연구 결과도 나왔다.
요산은 푸린(DNA 구성 물질)의 최종 대사 산물이다. 혈중 요산의 70%는 내인성 푸린 대사에 의해 30%는 음식으로 섭취한 푸린으로 구성된다. 대부분의 요산은 콩팥을 통해 배설된다.
고요산혈증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혈중 중성지방ㆍ크레아티닌 농도ㆍ음주ㆍ식습관 등이 알려졌다.
한편 성인의 하루 좌식 시간이 10시간 이상이면 좌식 시간이 1시간 미만인 사람보다 모든 종류의 사망률이 34%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