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미국의 대형 식료품 체인들에 대면 접촉이 필요 없는 '무인 키오스크 픽업 창구' 설치 바람이 불고 있다.
시카고 대도시권의 최대 규모 식료품 체인 '주얼 오스코'(Jewel-Osco)가 최근 도심 남부 매장에 첫 시범 창구를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시카고 트리뷴이 18일 보도했다.
이 업체는 매장 주차장 한쪽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식료품을 대면 접촉 없이 직접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용객은 온라인 쇼핑 시에 우선 2시간 단위로 나눠진 수령 시간대를 선택한다. 이어 키오스크 창구에 도착해 주문 코드를 스캔하면 로봇 시스템을 통해 주문한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다.
업체 측은 "매장 직원들이 고객 주문대로 내용물을 담아 키오스크 창구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주얼 오스코의 모기업인 미국 2대 식료품 유통업체 '앨버트슨'(Albertsons)은 샌프란시스코 베이지역의 체인 브랜드 '세이프웨이'(Safeway)에 곧 두 번째 시범 창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리스 럽 앨버트슨 부사장은 "디지털 및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유통 경로 통합) 주문을 소화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쏟고 있다"며 고객 요구 변화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5일 종료된 3분기에 디지털 세일즈가 전년 대비 225%나 폭증했다"며 코로나19 사태 후 대면 접촉 기피로 전자거래 비중이 더 커짐에 따라 픽업 및 배송 간소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부연했다.
식료품 유통 규모 1위인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도 새 기술을 시험 중이다.
월마트는 지난주 "온도가 자동 조절되는 보관상자를 고객 집 앞에 설치하고 언제든지 식품을 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홈 밸릿'(HomeValet)으로 이름 붙은 이 서비스는 올봄부터 본사가 있는 아칸소주 벤튼빌에서 시범 운영을 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식료품 체인 '크로거'(Kroger)는 온라인 주문을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자동화 물류센터를 새로 짓고 있다.
크로거는 작년 9월 30일 종료된 2020년 3분기에 디지털 판매가 전년 대비 108% 급증했다.
크로거 측은 "온라인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높다"며 "자동화 시스템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개별화한 온라인 광고로 수요를 촉진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이밖에 월마트 경쟁사인 대형 소매유통업체 '타깃'(Target)은 커브사이드 픽업(매장 주차장에서 차에 탄 채로 물건을 받는) 구역을 대폭 확장하고, 신선 및 냉동 식품 배달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