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의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연초부터 최악의 출발을 보이며 새해가 밝았어도 암울한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코로나 대확산세가 가장 심각한 LA 카운티에서는 6초에 1명 꼴로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중환자실 병상이 완전히 동난데다, 사망자가 급격히 늘면서 시신이 넘쳐나 장례식장까지 부족한 충격적인 상황이다.
■기록적 확산세
LA 카운티 지역의 코로나 대유행은 연말연시 연휴를 지나며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LA 카운티의 신규 확진자수는 새해 첫 날부터 무려 2만414명을 기록한 뒤 2일 또 다시 1만5,701명을 기록, 카운티 내 누적 확진자수가 80만 명을 넘어섰고, 주말인 3일에도 1만2,488명에 달하며 총 확진자가 81만8,639명, 지금까지 사망자수도 1만 명을 훌쩍 넘어 1만773명으로 증가했다.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3일 CBS 방송에 출연해 LA 지역의 코로나19 상황이 최악임을 강조하면서 “매 6초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집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백신이 출시됐지만 배포와 접종 속도가 더뎌 의료진과 노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백신을 맞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백신 개발 소식이 사람들을 희망적으로 만들어서 바이러스를 향한 경계심을 낮추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망자 넘쳐나
캘리포니아주에서만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약 24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최근 사망자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장례식장까지 부족한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3일 미 전역 코로나19 관련 누적 사망자수가 총 35만1,000여 명에 달하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주에서만 2만6,500여 명이 사망했다.
ABC 방송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확진자,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남가주에서 장례식장 마저 포화상태에 이르러 시신을 더 이상 받지 못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LA에서 ‘콘티넨탈 장례식장’ 체인을 운영하는 마그다 말도나도에 따르면 최근 이들 장례식장이 수습하는 시신은 하루 평균 30구에 이른다. 이는 평소보다 6배나 많은 수치다. 그는 “장례 업계에서 40년을 일했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라며 “유족들에게 ‘시신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할 날이 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앞으로가 더 문제
전문가들은 작년 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연말 할러데이 시즌에 많은 사람들이 보건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떠나거나 모임을 가진 것의 여파가 앞으로 더욱 폭발적인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ABC 방송은 지난해 연말 연휴로 인한 여파가 아직 코로나19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 있다면서, 무증상자 등으로 인해 실제 확진자는 집계된 수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가세티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의 약점과 피로감을 파고 든다”고 경고하며 코로나19가 완전 종식될 때까지 긴장감을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