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이 대학에 지원했다가 과거 자신들의 인종차별 발언이 소셜미디어에 폭로되면서 입학을 취소 또는 거부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학부모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버지니아주 리즈버그의 헤리티지 고교를 올해 졸업한 흑인 남학생 지미 갈리건은 지난해 같은 학교 백인 여학생 미미 그로브스로부터 인종차별 발언이 담긴 3초짜리 동영상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받았다.
그는 교사와 학교 행정당국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는 취해지지 않았다. 절망감을 느낀 갈리건은 문제의 동영상을 보관하고 있다가 적절한 시기에 소셜미디어에 폭로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러다 지난 6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사건으로 미 전역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확산하자 그로브스는 인스타그램에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고, 갈리건은 ‘인종차별 발언을 하던 네가 그런 글을 올리다니 뻔뻔하다’는 댓글과 함께 문제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때는 그로브스가 테네시주 대학에 입학 신청서를 냈을 무렵이었다. 갈리건이 올린 동영상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소셜미디어에서는 거센 공분이 일었다. 논란이 커지면서 결국 그로브스는 테네시 대학의 입학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여론의 부담을 느낀 학교 측이 그로브스에게 합격시켜줄 수 없다는 뜻을 전해왔기 때문이다.
NYT는 최근 미국에서 최소 10여개 대학이 지원자의 과거 인종차별 발언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자 해당 지원자의 입학을 취소했다면서 그로브스 역시 이런 사례 중 하나라고 전했다.
이는 소셜미디어의 위력이 얼마나 센지 실감하게 해주는 또 하나의 사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 학교 내에서 인종차별 발언들이 여전히 아무렇지도 않게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미국 학교에서 흑인 학생들은 백인의 동급생들로부터 ‘가서 목화솜이나 따라’라는 식의 농담을 아무렇지도 않게 듣고 지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