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과목 백인 1∼3개월, 유색인 3∼5개월 가량 진도 늦어
보충학습 수백억달러 소요돼 현실적으로 어려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국에서 원격 수업이 진행된 결과 전반적인 학습 손실을 비롯해 인종적 차이에 따른 학습 격차가 우려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주 발간된 컨설팅 회사 매킨지의 보고서를 인용해 6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봄 학기에 원격 수업이 본격화된 뒤 백인 학생들의 경우 수학 과목에서 평소에 비해 1∼3개월 가량 진도가 뒤처진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과 히스패닉계 등 유색인종 학생들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이들 학생은 같은 과목에서 학업 진도가 3∼5개월 가량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대유행) 상황에서 유색인종 학생들은 백인에 비해 상대적적으로 원격 수업이 여의치 않는 상황이다.
올 가을에 한 학구(學區)가 실시한 설문 결과 흑인 학생 중 89%가 원격수업을 위한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반면 백인 학생은 이같은 비율이 93%에 달했다.
또 최근 여러 학구에서 발표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취약 계층 학생들이 학년 진급에 실패한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손실 및 격차는 대학 지원율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가을 학기에 연방 학자금지원 신청 건수가 작년 대비 16% 줄었는데, 특히 히스패닉을 비롯한 저소득 계층 학생들 사이에서 신청률 저하가 두드러졌다.
대학입시 전문가인 제리 리카드는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상당히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학업 손실 및 격차를 만회하기 위해 고강도 개인교습 및 여름학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제안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이같은 보충 학습 기회를 제공하려면 수백억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전체 학생 중 절반에게 고강도 개인교습을 진행하려면 대략 660억달러(71조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됐다.
대면 수업 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정상화하는게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최근 미 전역에서 감염이 빠른 속도로 재확산하고 있어 이같은 방안을 채택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밖에 학습 진도가 가장 뒤처진 학생을 대상으로 교사들이 일주일에 한번 가량 집중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