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9일 미국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에 대한 미국의 불법 지원과 관련해 4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과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AP,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EU 27개 회원국 통상 장관들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이 같은 관세 부과를 승인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이날 오후 관보에 발표되며, 관세는 10일 발효될 예정이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회의 뒤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에서 진전이 없어 EU는 오늘 늦게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고 WTO에 의해 우리에게 주어진 대항조치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거나 중단할 준비가 됐을 때 언제든 우리도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세계무역기구(WTO)가 지난달 보잉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국제 무역 규정 위반으로 간주한다면서 EU가 약 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유럽과 미국은 그동안 에어버스와 보잉에 대한 보조금을 둘러싸고 분쟁을 빚어왔다.
WTO는 지난해 에어버스가 유럽 당국으로부터 보조금을 받았다며 미국이 75억달러 규모의 유럽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미국은 와인과 치즈, 올리브오일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EU는 지난달 보잉 문제와 관련해 관세가 부과될 수 있는 예비 목록을 내놓은 바 있다. 여기에는 냉동 생선, 말린 과일, 담배, 보드카, 핸드백, 오토바이 부품, 트랙터 등을 비롯한 폭넓은 범위의 미국 제품이 포함됐었다.
EU와 미국은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각종 무역 현안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EU 측은 내년 1월 출범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는 무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이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