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대선을 1주일 앞둔 지난 27일 찾은 곳은 남부 조지아주다. 1992년 대선 이후 민주당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공화당 텃밭이다. 플로리다 같은 핵심 초경합주도 아닌 조지아 방문 노림수는 크게 두 가지다. 승세 굳히기와 연방 상ㆍ하원 선거 지원이다. 그의 승부수가 통한다면 민주당의 입법ㆍ행정부 장악 대승은 물론 미국의 정치 지형까지 바꿀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조지아주 웜스프링스를 찾았다. 그는 연설에서 “미국은 오로지 자신을 위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모두를 위하는 대통령, 분열이 아닌 통합하는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공박했다. 또 “나는 자랑스러운 민주당원으로 출마하지만 민주당원, 공화당원과 함께 일하고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과 치유라는 당선 이후 비전까지 제시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급’이 다르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대세론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코로나19 방역 협조 차원에서 현장유세도 가급적 피하는 편이었다. 설령 유세를 하더라도 펜실베니아ㆍ위스콘신 등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접전 지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공화당 안방으로 뛰어든 것은 ‘경합지역에선 이미 승세를 굳혔고 뒤지던 다른 지역을 넘볼 정도로 선거전에 여유가 있다’는 의미도 된다. 선거 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여론조사 평균 기준으로 조지아(선거인단 16명)에선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0.4%포인트 뒤지는 오차범위 내 초접전 상태다.
그는 조지아에 이어 이번주 후반 공화당의 또 다른 우세 지역인 아이오와도 찾을 예정이다.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상징인 텍사스 유세도 계획 중이다. 정치 전문매체 더힐은 “선거자금이 유입되면서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ㆍ조지아ㆍ아이오와ㆍ오하이오 등에 민주당이 새로운 TV광고를 틀고 있다”면서 “바이든이 대선에서 이 곳들을 이기지 못한다 해도 공화당이 장악한 상ㆍ하원, 주의회 선거에선 민주당 후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ㆍ위스콘신ㆍ네브래스카를 잇따라 방문하며 역전을 노렸다. 28일엔 네바다ㆍ플로리다 등을 훑었다.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펜실베니아 지원 유세에 나섰다.
한편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이 바이든 후보를 처음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집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플로리다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48.2%로 47.8%를 기록한 바이든 후보에게 0.4%포인트 차로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