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일 밤 당선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대선 투표 결과가 얼마나 빨리 나올 것인가라는 유권자들의 질문에 이러한 답변을 내놓았다. NYT가 이렇게 예측한 이유는 우편투표에 있다.
대선 당일 현장 투표가 끝나더라도 우편투표 개표가 지연되면서 당분간 승패를 확정할 수 없는 ‘깜깜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올해 대선에선 우편투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해 개표 집계는 더욱 지체될 것이라는 게 미국 정가의 분석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봤을 때 우편투표는 대선 당일 현장 투표보다 개표 절차가 까다롭고 시간이 더 걸린다.
지역별 선거 관리기구는 유권자가 발송한 우편 봉투를 일일이 열어 기표가 완료된 투표용지를 꺼내야 하고, 유권자 서명과 봉투의 바코드까지 확인해야 한다.
올해 우편투표 유권자는 2016년 대선 때의 3,300만 명을 이미 뛰어넘을 정도로 급증한 상황이어서 각 주에서 개표 집계 지연 사태가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사전투표 현황 집계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에 따르면 25일 오전 기준 우편투표를 이미 마친 유권자수가 3,978만9,419명으로 4,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고 사전투표소에서 미리 투표를 한 유권자들까지 합치면 총 5,870만4,187명이 벌써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사전투표 열기는 코로나19 사태도 작용했지만, 민주당이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지지층을 끌어모은 결과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민주당으로서는 미소지을 일이지만 우편투표는 혼돈의 포스트 대선정국을 여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에게 현장 투표를 독려해왔다.
따라서 대선 당일 밤 현장 투표 개표 초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지만, 우편투표함을 열기 시작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따라잡는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미국 정가는 이런 점 때문에 경합 주 6곳의 우편투표 개표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이중 우편투표 개표 결과가 빨리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플로리다와 애리조나 2곳이 대선 승패를 짐작할 수 있는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플로리다와 애리조나는 미리 우편투표 개표에 필요한 절차를 시작한 터라 선거 이튿날 새벽까지는 개표를 완료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