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종일관 진행자와 날 선 공방 벌여
바이든, 전반적으로 차분한 태도 유지 분석
11월 3일 대선을 19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타운홀 대담이 15일 저녁 동시간대에 전국에 TV로 방영됐다. 이날 대담은 극도로 대조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두 후보의 차이를 미 유권자들에게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날에는 두 후보 간 2차 대선TV토론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후 미 대선 토론위원회(CPD)가 결정한 화상토론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 측이 거부하며 무산됐다.
대신 두 후보는 각각 다른 방송에서 유권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는 행사를 열어 간접 대결을 벌였다. 두 후보 모두 강도 높은 질문 세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와 시종일관 날 선 공방을 벌이며 격정적으로 대응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전반적으로 차분한 태도를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NBC방송과 타운홀 행사에 참여한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자인 서배너 거스리 앵커와 쉬지 않고 부딪치며 긴장감을 자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해달라는 질문을 받자 “당신은 항상 그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다른 사람한테도 이런 식이다…듣고 있나? 나는 백인 우월주의를 비난한다. 다음 질문은 뭔가?”라고 받아쳤다.
그는 극우음모론 단체‘큐어넌’(QAnon)을 부인해달라는 질문에는 끝내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언급하자 진행자가 말을 끊으며 이를 즉시 지적하기도 했다. 거스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사람의 85%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말하자, 그가 인용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해당 내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마스크를 둘러싼 공방을 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크 착용에 불만이 없다”며 물러섰다.
같은 시간 ABC방송에서 방영된 바이든 후보의 타운홀 행사는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바이든 후보는 연방대법관 증원 문제, 흑인 감금을 크게 증가시킨 1986·1994년 법안 통과에 기여한 이력 등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지만, 질문을 끝까지 듣고 침착한 어조를 유지했다.
때때로는 난감한 질문에 돌려 말하는 듯한 장황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CNN은 이런 차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 방송을 보다가) 바이든 타운홀로 채널을 돌린 유권자들은 다른 우주에 간 듯한 느낌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후보는 비교적 무난하게 타운홀 행사를 마쳤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 방송의 화제성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트럼프의 타운홀 행사는 코로나바이러스와 큐어넌 관련 자극적 헤드라인을 끌어들일 것”이라면서 “바이든의 행사는 대통령의 새로운 논란거리에 묻힐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