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선거운동이 막바지를 향해 달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고령 유권자 표를 놓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 보도했다.
미국 유권자 중 65세 이상 고령층 비율은 25%에 달한다. 바이든 후보가 두 자릿수 이상의 지지율 격차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인 유권자 표심이 한쪽으로 쏠리면 언제든 선거 판세를 뒤엎을 수도 있다.
바이든 후보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쪽에 기울었던 노인 표심을 돌리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도 동년배 유권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층임을 고려해 상대측의 건강보험 정책을 비판하는가 하면, 70대 중반의 두 후보가 서로의 신체 및 정신 건강 상태를 문제 삼기도 한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13일 플로리다주 노인센터를 방문해 논란이 된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과 오바마케어 폐지 시도 등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후보가 미국 노인에게 등을 돌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다녀간 지 불과 하루 만에 이곳을 찾은 그는 “여러분은 소모품이며 잊힌 존재다. 여러분은 실상 보잘것없는 사람들이다. 그것이 그(트럼프)가 노인들을 보는 시각”이라고 비꼬았다. 바이든은 이어 “트럼프가 신경 쓰는 노인은 단 한명 ‘노인 도널드 트럼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전날 노인센터를 방문한 데 이어 이날부터 방영된 TV 광고에서 노인층의 이익 대변자를 자처했다. 그는 이 광고에서 민주당 후보 측이 수용한 ‘오바마케어’가 개인 보험을 위협할 수 있다고 공격했다. 또 코로나19로 입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복귀 후 처음으로 달려간 플로리다주 샌퍼드 유세에서 노인층에 지지를 호소했고, 최근에는 미국 노인층을 겨냥한 영상도 촬영했다.
바이든 후보는 올해 77세, 트럼프 대통령도 74세다. 누가 이기더라도 미국의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이런 상황을 인식한 듯 두 후보는 상대 후보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상태를 깎아내리는 등의 공방을 이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3살 많은 바이든 후보가 치매에 걸렸다는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는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다. 특히 지난 2016년 대선에서는 출구조사 결과 65세 이상 노인 유권자들이 전체 대통령 선거인단의 21%를 차지했다. 당시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17%포인트 차로 리드하면서 예상을 깨고 신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