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병원에 사흘 동안 입원하고, 이동할 때는 헬기로. 여러 차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와 산소 보충 치료, 스테로이드제 복용, 실험 단계인 항체 치료.
"코로나19를 두려워말라"고 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된 각종 코로나19 처치 목록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아닌 평범한 미국인이 미국의 의료 체계에서 이런 의료적 혜택을 누리려면 10만달러(약 1억1천600만원)가 넘게 든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 추산했다.
의료보험 청구 데이터베이스 '페어헬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60세 이상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및 치료 비용의 중간값은 6만1천912달러(약 7천173만원)에 이른다. 입원비 외에 응급실 진료비, 병원에서 처방하는 각종 약값 등이 모두 포함된 비용이다.
보험 가입자라면 이런 비용을 3만1천575달러(약 3천658만원)까지 낮출 수 있지만, 비보험 환자는 입원·치료비를 전액 지불해야 한다.
특히 장기간 입원하는 상위 25%의 환자가 내는 각종 비용은 무려 19만3천149달러(약 2억2천만원)까지 치솟는다고 NYT가 지적했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의료적 처우를 받는다면 응급 헬기 탑승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미국에서 '에어 앰뷸런스' 비용의 중간값은 3만8천770달러(약 4천492만원)로, 보험 가입자의 경우에는 2만1천698달러(약 2천514만원)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왕복으로 탑승하려면 4만달러(약 4천634만원) 이상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복용한 구체적인 치료제 가격을 따로 계산해도 만만치 않은 비용이 나온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코로나19 치료제 렘데시비르는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의 경우 3천120달러(약 361만원)가 든다.
리제네론이 개발한 항체 치료제는 아직 임상시험 단계여서 가격이 책정되지 않았지만, 비슷한 종류의 단일 클론 항체치료제 가격이 수천달러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 미국인들에게 또 두려운 것은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용이다.
미국의 보험사는 의사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라'고 처방하는 경우에만 진단검사 비용을 보전한다. 직장 내 필요 등 다른 이유로 검사를 받으려면 전액 본인 부담이라는 뜻이다.
통상 미국의 코로나19 검사비는 100달러(약 11만6천원)이지만, 텍사스주의 한 드라이브스루 검사장에서는 비보험자에게 6천408달러(약 742만원)까지 청구한 사례가 있다고 NYT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