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결제업체 넥시와 시아가 합병해 시가총액 150억유로(약 20조4,541억원)의 유럽 최대 핀테크그룹을 탄생시킬 예정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 종합전기 업체인 NEC도 유럽 최대인 스위스 금융소프트웨어 기업 아발록 인수에 나서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금융 및 온라인결제 시장을 겨냥한 인수합병(M&A)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최대 핀테크그룹으로 도약하는 넥시와 시아 간 합병비율은 넥시 1주당 시아 1.5761주로 넥시 주주들은 합병회사 지분 70%가량을 보유하게 된다. 합병회사는 연 매출 18억~20억유로, 시가총액 150억유로 이상의 이탈리아 10대 상장기업 중 하나가 될 예정이다. 지난해 유럽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어였던 넥시는 시가총액이 106억유로에 달한다.
합병회사의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파올로 베르톨루초 넥시 CEO는 “넥시와 시아가 보유한 최고의 기술과 혁신을 결합해 모든 파트너 은행과 고객들을 위해 한층 진전된 솔루션을 추가로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넥시와 시아의 합병 논의는 2년 가까이 이어졌으며 지배구조 및 가치평가 문제를 놓고 여러 차례 결렬됐다. 하지만 결제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위해 결제업체들의 M&A가 잇따르면서 두 기업의 이사회도 결국 합병을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글로벌 핀테크 시장에서 유럽의 비중이 크지 않았지만 이번 M&A로 핀테크 분야에서는 규모의 경제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만 해도 프랑스 결제업체 월드라인이 인제니코를 78억유로에 인수하며 유럽 최대 결제업체가 됐다. FT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구매가 급증하고 현금으로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가운데 넥시와 시아의 이번 합병 결정은 유럽 결제업체들의 합종연횡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