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의 수퍼보울’로 불리는 유엔 총회가 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사상 유례없는 썰렁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에는 미리 녹화한 각국 정상들의 비디오 메시지만 울려 퍼지고, 이들의 실제 모습은 볼 수 없다.
이번 75차 유엔 총회 ‘일반토의’(General Debate)가 막을 올린 22일 이런 풍경은 절정에 달했다. 원래대로라면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정상 또는 외교수장이 모여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국제 외교무대의 ‘하이라이트’가 돼야 하지만, 각국 유엔대표부 대사들만 총회장에 마스크를 쓰고 최소 3칸 이상 떨어져 앉았을 뿐이었다.
코로나19 탓에 직접 연설 대신 미리 녹화한 연설 영상을 보내고 각국 대사들만 현장을 지키는 ‘하이브리드’ 회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화상회의 방식을 도입한 것은 유엔 역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