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 시상식이 지난 20일 온라인으로 열린 가운데 미국의 인종차별을 고발한 HBO 드라마 ‘왓치맨’(파수꾼)이 11개 부문을 석권했다.
‘왓치맨’은 이번 제72회 에미상 시상식에서 ‘리미티드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과 각본상 등 모두 11개 상을 거머쥐며 최다 수상작에 올랐다.
최고 드라마상은 미디어 재벌 가문 내부의 암투를 그린 HBO의 ‘석세션’에 돌아갔다. 또 코미디 부문에서는 캐나다 시트콤 ‘시트 크릭’이 9개 상을 싹쓸이하며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올해 에미상 시상식은 본 무대가 LA 스테이플스센터에 마련됐지만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할리웃 스타들의 레드카펫 행사도, 시상식장을 꽉 채운 관객도 없었다. 코로나19로 미국과 영국, 독일 등 10개국 125곳을 연결하는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이날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는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한글 문구를 수놓은 점퍼를 입고 에미상 시상식에 등장했다.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에서 방영 중인 스릴러물 ‘킬링 이브’(Killing Eve)로 드라마 시리즈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온라인 시상식에 입고 나온 라벤더 빛깔의 점퍼로 화제를 모았다. 한인 의류업체인 ‘코어(KORE) 리미티드’가 제작한 한복 스타일의 이 점퍼에는 한글로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 4괘인 ‘건곤감리’ 문양이 수놓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