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위험에도 가을학기를 맞아 캠퍼스를 오픈한 미국 내 대학들이 호된 대가를 치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자체 조사에 따르면 가을학기를 맞아 전국 대학들 가운데 760곳 이상의 캠퍼스에서 최소한 2만6,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대면수업 재개 1~2주만에 무려 1,000명 넘게 확진 환자가 발생한 대학도 나오는 등 학교 캠퍼스발 ‘감염 대란’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특히 뉴욕타임스 조사 대상 전국 1,500여 곳 대학들 중 절반이 넘는 760개 이상 캠퍼스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대학 캠퍼스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시한폭탄’이 되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7월 말부터 실시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사례 추적 자체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시작 이후 전국 36개주에 걸쳐 760개 이상 대학 캠퍼스에서 최소한 2만6,000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사망자도 64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미 전역에서 가장 많은 감염사례가 나온 대학 캠퍼스는 앨라배마 주립대학 버밍엄 캠퍼스(972건)이며, 이어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채플힐 캠퍼스(835건), 센트럴 플로리다대(727건), 앨라배마 주립대 터스칼루사 캠퍼스(568건) 등 순이다.
특히 지난 19일 대면수업으로 새학기를 시작한 앨라배마 주립대 경우 개학한지 불과 열흘 만에 버밍엄과 터스칼루사, 헌츠빌 등 3곳의 캠퍼스에서 무려 1,200명 이상의 학생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 주립대는 개강 전인 지난 18일까지 세 캠퍼스의 확진자 수를 다 합쳐도 158명에 불과했는데, 이처럼 개강 이후 감염자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대면수업 시작이 그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대학 캠퍼스 대면수업의 경우 밀폐된 공간에서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어야 하는 만큼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고, 학교 내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또 학교 당국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대학가에서 여전히 ‘코로나 파티’가 성행하는 등 술집 등에 학생들이 모이는 일도 여전히 발견되고 있다.
이렇게 대면수업을 재개했다가 캠퍼스에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자 대학들은 코로나19 발병을 억제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와 노트르담대는 개강 이후 감염자가 속출하자 대면강의를 전면 중단하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특히 기숙사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면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는 대부분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기숙사에 입주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테스트를 실시한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경우 수많은 양성반응 사례가 나왔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