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비언스 사건이 남의 일 같지 않다.”
LA 자바시장의 한 한인 중견 의류업체 업주의 말이다.
탈세 혐의를 인정해 1억1,180만달러라는 거액의 추징금을 내기로 한 한인 의류업체 ‘앰비언스’의 소식을 접한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체들은 거액의 추징금에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제2의 앰비언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향후 의류업계에 미칠 파장에 촌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자바시장의 한인 의류업체들은 앰비언스 거액 추징금 소식에 한마디로 추징금의 규모에 당혹감과 함께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여성복 전문업체 업주는 “2~3년 전부터 앰비언스가 정부 기관의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문이 자바시장에서 무성했던 게 사실”이라며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었지만 추징금 규모가 1억달러가 넘는 것에 적지 않게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앰비언스 사례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나타내는 한인 의류업체 업주들도 많았다. 우려의 이유는 엠비언스의 탈세 혐의에서 비롯된다.
앰비언스의 혐의는 해외에서 수입한 의류의 가격을 고의적으로 낮춰 보고해 관세를 덜 내는 이른바 ‘언더밸류’(undervalue) 방식의 탈세와 현금 거래 누락에 의한 탈세다.
현금 거래 비중이 현저히 줄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현금 거래는 살아 있고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두거나 수입을 해오는 수입 방식이 현재 한인 의류업체 상당수의 비즈니스 모델인 상황에서 제2, 제3의 앰비언스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늘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성복 전문업체 업주는 “2014년 이전에 대한 탈세 혐의만 적용된 것이지만 자바시장의 운영 방식은 그 이후에도 크게 변한 게 없다”면서 “합법적으로 대비하고는 있지만 완벽하다고 자신할 수는 솔직히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인해 주류 의류판매업체들이 한인 의류업체들과 거래에 소극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는 한인 업주들도 있다. 자칫 한인 의류업체들이 탈세의 온상으로 비쳐지면서 의류 납품을 꺼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하청업체의 노동법 등 법규 위반에 대해 원청업체들의 공동 책임이 강화하는 법들이 시행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앰비언스 사태를 기회로 업체 운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잘못된 관행들이 있는지 살펴보는 계기로 삼겠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중견업체 업주는 “매출 규모가 있다 보니 ‘아차’하는 순간에 앰비언스처럼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참에 자체 감사를 하는 계기로 삼아 직원들의 거래 서류와 회계 시스템을 점검해 누락 부분이나 법 위반이 없는지 들여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인의류협회(회장 리처드 조)도 앰비언스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회원사들 상대로 세법과 노동법 등 의류업체와 연관된 각종 법규에 대한 비대면 세미나와 설명회를 연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한인의류협회 리처드 조 회장은 “이번 일은 의류업계로서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불법에 대한 정부 기관의 법 집행에 의지에 동의한다”며 “세금 및 노동법 관련해 전문가를 초청해 비대면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협회 웹사이트를 활용해 필요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