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진원지였던 노인 요양시설과 너싱홈에서 다시 감염 사례가 급등하면서 위험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초여름 남가주를 비롯한 미 전역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너싱홈 감염 사례가 거의 80%나 급증한 것이다.
미국의료서비스협회 연구에 따르면 지난 7월26일 기준 너싱홈 주간 누적 감염자수는 9,715명으로 이는 6월21일 최저치를 기록한 감염자수보다 77%나 증가한 수치다. 주간 사망자수도 1,706명으로 최저 사망자수를 기록한 7월5일 보다 거의 25%나 증가했다.
특히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남부와 남동부 선벨트 지역 너싱홈은 3~4월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된 북동부 지역보다 코로나19 대응 준비 시간이 많았지만 결과는 참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장기 요양시설 거주자는 미 전체 인구의 1% 미만이지만 코로나 누적 사망자수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한인타운 등 한인사회의 일부 요양시설에서도 코로나19 감염 및 사망 사례들이 전해지기도 했다.
타마라 코네츠카 시카고대학교 롱텀케어 연구교수는 “선벨트 지역에서 코로나19가 급증하면서 너싱홈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역사회에서 한 번 코로나19가 확산되면 너싱홈에 퍼지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경고했다.
코네츠카 교수는 너싱홈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알아도 시설에서 시행하기 쉽지 않다며 개인보호장비공급망 확보 및 신속한 테스트 등 연방정책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노년 유권자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반감을 가지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년층 표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너싱홈 감염사례 반등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7월말 너싱홈에 50억 달러를 배정하고 약 1만5,000개 요양시설에 거주 노인 및 직원 대상 코로나바이러스를 테스트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시마 버마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장은 연방정부 뿐만 아니라 주정부와 너싱홈도 거주 노인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너싱홈협회는 “코로나19 재확산되면서 주정부가 주민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명령해야 한다”며 “너싱홈에 거주하는 노인들에게 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