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폭로 책 출판저지 가처분소송 제기하기도…생전 트럼프의 든든한 지원자
코로나19와는 무관한 듯…"트럼프 병문안 이어 임종 직전 병실로 전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S. 트럼프가 15일 71세를 일기로 숨졌다.
로버트 트럼프는 형 트럼프 대통령의 어두운 성장과정 등 개인사를 폭로, 파문을 일으킨 조카 메리 트럼프의 책 '이미 과한데 결코 만족을 모르는'이 지난달 출간되기에 앞서 이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내 훌륭한 동생 로버트가 오늘 밤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단순한 동생이 아니라 내 최고의 친구였다. 매우 그립겠지만 우리는 다시 만날 것이다. 그에 대한 기억은 내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있을 것"이라며 애도를 표했다. 그러면서 "로버트, 사랑한다. 평화롭게 잠들길"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이 발표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그가 직접 구술한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도 트위터에서 "로버트 삼촌,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항상 우리의 마음속에 있으며 당신을 위해 기도할게요"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생 로버트의 장례식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와 관련해 구체적 계획은 바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임종이 임박한 것으로 보이자 동생이 입원한 병실로 전화를 걸었었다고 CNN이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는 2명의 인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두 사람이 서로 통화가 됐는지, 로버트 트럼프가 형인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는 정도의 상태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CNN이 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눠본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닥칠 동생의 죽음에 슬퍼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동생 로버트에 대해 "나보다 훨씬 조용하고 느긋한 스타일이다"며 "내 평생 내가 '허니'라고 불렀던 유일한 남자"라고 묘사한 바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로버트 트럼프의 병명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불룸버그통신은 그의 질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는 무관하다고 현 상황에 대해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로버트 트럼프가 혈액응고방지제를 복용 중이었으며 최근 낙상한 이후 뇌출혈을 앓았다고 트럼프 일가의 한 친구를 인용해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로버트 트럼프는 지난 6월 뉴욕에 있는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중환자실에 일주일 이상 입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동생의 입원 사실을 알리며 "나에게 아주 멋진 남동생이 있다. 그는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괜찮아지길 바라지만 그는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 후 로버트가 입원해 있던 뉴욕 맨해튼에 있는 병원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는 다섯 자녀를 뒀으며 이중 로버트 트럼프는 막내다.
로버트는 트럼프 그룹 임원을 역임했으며 트럼프가 뉴저지 애틀랜틱 시티에 거느린 카지노들을 총괄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카 메리 트럼프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에 대한 폭로성 책을 출판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출판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소송 제기 당시 그런 책을 쓰기로 한 조카딸의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나와 가족 전체는 나의 아주 멋진 형인 대통령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버트 트럼프는 형의 재임 기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 조용히 지냈다. 2016년 대선 당시에는 "나는 도널드를 1천 퍼센트 지지한다"며 적극적 지지에 나선 바 있다.
작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형이자 메리의 아버지인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에 이어 막냇동생 로버트 트럼프가 세상을 떠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형제 가운데 연방판사 출신의 누나 메리앤 트럼프 배리, 엘리자베스 트럼프 그라우가 생존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