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회:송 오브 더 사이렌스'…방시혁 등 빅히트 사단 총출동
"당당한 여성 표현…여자친구가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해주셨으면"
"한층 성장하고, 무대 위에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드려서 여자친구의 또 다른 색을 추가하고 싶었어요."(은하)
13일 새 미니앨범 '회:송 오브 더 사이렌스'(回:Song of the Sirens)를 발매하는 여자친구는 이번 앨범의 방점을 '변화'에 찍었다.
이들은 이날 온라인으로 중계된 쇼케이스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여자친구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리구슬', '오늘부터 우리는', '시간을 달려서' 같은 청순하면서도 발랄함이 묻어난 노래로 사랑받았던 여자친구는 전작 '회: 래버린스'(回:LABYRINTH)를 통해 한 차례 변신을 꾀한 바 있다.
그러나 전작이 선택의 기로 앞에 갈등하는 '소녀'를 그렸다면, 새 앨범은 유혹에 흔들리고 욕망 앞에 솔직한 '마녀'의 모습을 묘사했다는 점에서 더 파격적이다.
"변화가 있어야 하겠다는 고민은 계속해서 했어요. 미묘한 변화가 아니고 모든 사람이 '아 새롭다!'라고 할 만한 변화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죠."(소원)
새 앨범 '회:송 오브 더 사이렌스'는 이름부터가 기존에 보였던 여자친구의 모습과는 상반된다. 사이렌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마녀로, 노래를 불러 뱃사람을 유혹해 죽음에 이르게 하는 요물이다. 타이틀곡 '애플'을 비롯해 '눈의 시간', '거울의 방', '타로 카드' 등 묘한 제목의 노래 6곡이 신보에 실렸다.
'애플'은 이 앨범의 중추 같은 곡이다. 팝 장르인 이 노래는 사이렌의 노랫소리를 표현한 목소리가 삽입돼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멤버들이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각자 제자리에서 빙그르르 도는 안무는 달빛 아래 의식을 치르는 마녀의 몸짓을 연상시킨다.
"'유혹'을 콘셉트로 퍼포먼스를 완성했어요. 어떠한 선택을 한 이후 자기 삶을 이어가는 당당한 여성의 삶을 그리려 했죠. 화려한 메이크업과 당당한 안무까지, 저희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던 것들이에요."(신비)
뮤직비디오는 '금단'이나 '욕망'의 전형적인 메타포인 사과를 여자친구가 나무에서 따 먹는 장면으로 시작해, 멤버들이 사과나무를 태우고 왕좌에 앉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중세 신전과 정원을 배경으로 해 신비함을 더했다.
이 노래는 방시혁 의장과 피독, 프란츠 등 빅히트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진이 총출동해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방 의장은 수록곡 '북쪽 계단'의 작사·작곡과 '눈의 시간' 작사에도 참여하며 새 앨범에 힘을 실었다.
유주는 "방 의장님께서 앨범 전체 분위기와 방향에 대해 도움을 주셨다"고 했고 신비는 "여자친구가 보여줘야 할 것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조언해주셨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여자친구도 신보 수록곡 작업에 대거 참여했다. '애플', '눈의 시간', '타로 카드', '북쪽 계단' 작사·작곡진에 유주, 은하, 엄지, 신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예전부터 작곡에 관심이 있었어요. 실제로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되게 어려웠지만, 방시혁 프로듀서님 도움으로 멜로디와 노랫말이 반영될 수 있었어요. 정말 신기했고 영광이었습니다."(은하)
유주는 정오부터 밤 10시까지 곡 작업에만 매달렸다며 "내가 한 가지에 이렇게나 몰두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처음 깨달았다"며 웃었다.
신곡 발표하는 여자친구(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걸그룹 여자친구가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열린 미니앨범 '회:송 오브 더 사이렌스'(回:Song of the Sirens) 발표회에서 신곡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0.7.13 scape@yna.co.kr
"멤버들이 곡을 직접 작업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고 멋있다고 생각해요. 저희 노력을 눈여겨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여자친구가 이런 모습이 있구나', '정말 다양한 색을 소화할 수 있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예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