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가 오는 23~24일 ‘미니 시즌’으로 개막을 앞두고 LA 다저스를 비롯한 각 구단이 훈련 캠프를 재개한 가운데, 초 스타급 선수들이 잇달아 시즌을 포기하고 있다. 시즌 축소에 무관중 경기, 그리고 스타급 선수까지 대거 빠질 경우 자칫 ‘김 빠진 리그’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A 다저스의 좌완 투수 데이빗 프라이스(35)는 4일 2020 시즌과 1,0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동시에 포기했다. 프라이스는 2012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이며, 개인 통산 5차례 올스타에 선정된 스타 선수다.
프라이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심사숙고한 끝에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위해 이번 시즌을 뛰지 않는 게 최선이라 결정했다”고 썼다. 이어 “정규리그는 물론, 월드시리즈에서 승리하는 그 순간까지 팀 동료들을 응원할 것이다. 올해 뛰지 못하는 것은 미안하지만, 내년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즌 불참과 함께 경기 수에 비례해 받기로 한 올해 연봉도 과감하게 포기했다. 프라이스는 올해 연봉이 3,200만 달러지만 경기 수가 162경기에서 60경기로 줄어들면서 약 1,180만 달러를 받을 예정이었다.
다저스도 프라이스의 결정을 지지했다. 구단은 성명을 통해 “그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가 가족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이해한다”고 했다.
프라이스는 지난 2월 무키 베츠와 함께 트레이드를 통해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다저스로 옮겼다. 다저스는 그 대가로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와 유망주 2명을 보스턴에 내줬다. 프라이스가 올 시즌 불참을 선언함에 따라 다저스는 3선발 자리를 메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시즌 포기를 공식 선언한 메이저리그 선수는 라이언 지머먼, 조 로스(이상 워싱턴 내셔널스)를 시작으로 마이크 리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이언 데스몬드(콜로라도 로키스)에 이어 프라이스까지 5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LA 에인절스의 수퍼스타 마이크 트라웃도 아내의 출산으로 시즌 불참을 고려 중이다.
메이저리그는 선수들에게 시즌을 포기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 다만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에는 급여와 서비스 타임은 받지 못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지난 3일 팀 훈련을 앞두고 구단 관계자와 선수, 지도자 등 3,18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결과, 38명(1.2%)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이 중 선수는 31명인데 미겔 사노(미네소타), DJ 러메이휴(뉴욕 양키스),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프레디 프리먼(애틀랜타) 등 스타급 선수도 포함돼 있다.
확진자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로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5일 “헤네시스 카브레라, 리카르도 산체스가 양성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기존 확진자(31명)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이너리그의 경우 지난 1일 개막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마이너리그 개막이 취소된 건 1901년 리그 운영이 제도화된 뒤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