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굳게 닫혔던 주택 시장의 문이 조금씩 열리면서 다소 과열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러 명의 바이어들이 한 매물을 놓고 오퍼 경쟁을 치러야 하는 가하면 셀러가 집을 내놓는 가격인 리스팅 가격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닷컴의 5월 주택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전국 지역의 리스팅 중간 가격은 지난해 5월 보다 약 1.6% 상승한 약 33만 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5월 중 전년대비 리스팅 가격은 전국 50개 대도시 광역권 중 35곳에서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도시 광역권 중 남가주 ‘LA-롱비치-애너하임’ 지역의 상승 폭이 약 1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리스팅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리얼터닷컴 측은 “셀러가 주도하는 가격 상승세라기보다는 고가 매물이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리스팅 가격 상승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5월 리스팅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된 요인 중 하나로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을 꼽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감소한 매물이 5월 들어 더 빠른 속도로 빠졌다. 4월 매물 수준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3% 감소한 수준이었으나 5월 경우 감소 폭이 약 20%로 확대됐다. 지난해 5월과 비교할 때 약 25만 5,000채의 매물이 주택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다.
새로 나오는 매물도 작년과 비교할 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지만 5월부터 매물을 내놓는 셀러가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택 대기령이 한창이었던 4월 신규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4%나 감소했지만 5월 감소 폭은 약 29.4%로 소폭 개선됐다.
5월 전국 50대 도시 지역의 주택 재고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1.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 감소 폭인 약 16%보다 대도시 주택 재고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필라델피아, 프로비던스, 볼티모어 등의 동부 대도시 지역에서 주택 재고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5월 50대 도시 중 주택 재고가 늘어난 곳은 한곳도 없었다.
자택 대기 명령 등의 영향으로 주택 판매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도 조사됐다. 5월 전국적으로 매물이 팔리는 걸리는 기간은 평균 71일로 지난해 5월보다 약 15일 늘었다. 주택 거래 절차 지연 등으로 두 달이 채 안 걸리던 주택 판매 기간이 수년 만에 처음으로 두 달을 넘기게 됐다.
50대 도시 지역에서의 판매 기간은 약 58일로 전국 비해 조금 빨랐지만 역시 코로나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약 13일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 판매 기간 지연 현상이 두드러진 지역 역시 코로나19 피해가 큰 버펄로, 피츠버그, 디트로이트 등 동부 지역에 많았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