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수준을 3급에서 2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시내 대형 농수산물 시장인 신파디 도매시장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며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데 따른 조치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16일 열린 코로나19 방역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코로나19 방역 업무 영도소조는 이날 현재를 기해 베이징시의 대응 등급을 3급에서 2급으로 상향한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현재 확진 환자는 모두 신파디 시장과 연관이 있다”면서 “초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할 때 사람 간 감염과 물건을 통한 감염이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베이징시는 앞으로 출입 관리를 강화하고 역외 유입 인원에 전원 핵산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베이징을 떠나려는 사람은 출발일 기준 7일 이내에 실시한 핵산 검사의 음성 판정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밖에 고위험 지역 주택단지 등이 모두 봉쇄식 관리에 들어가고,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등의 실내 시설과 공원의 입장객 수도 정원의 30%로 제한된다.
베이징시 교육위원회는 고3과 중3 수험생을 포함, 전 학년의 등교를 전면 중단시켰다. 이 지역 내 초ㆍ중ㆍ고교생의 수업은 17일부터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다. 이외 야외에서 하는 농구나 배구, 축구 등 단체 운동이 금지되고 시내버스 탑승 인원수도 제한된다.
중국 여러 지역이 최근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일어난 집단감염으로 초비상인 수도 베이징으로 가는 버스 편을 끊고 있다.
허베이성 탕산과 산둥성 르자오와 둥잉, 쯔보의 일부 버스 터미널에서는 16일부터 여객 안전을 이유로 베이징행 버스 운행을 중단했다고 베이징일보가 이날 보도했다. 톈진시의 터미널 2곳도 베이징으로 가는 버스 노선을 중단하거나 운행 재개를 연기했다.
또 베이징 서우두 공항 버스터미널에서는 허베이성과 네이멍구 방향 여러 노선의 운행이 중단됐다. 허베이성은 랑팡과 바오딩 등 노선이 대상이다. 허베이 탕산 노선은 이날부터 재개통 예정이었으나 최근의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연기됐다. 다싱공항에서 탕산, 랑팡으로 가는 노선도 중지됐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베이징이 중국 다른 지역들에 ‘여행금지구역’이 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많은 지방정부가 베이징 여행 자제를 권고하고 베이징에서 온 사람의 건강 상태 체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몇몇 도시는 베이징을 방문했던 사람을 2주간 격리한다. 심지어 헤이룽장성의 다칭시는 베이징에서 유입된 사람들을 3주간 격리한다. 마카오도 베이징의 코로나19 고위험 지역 방문 이력이 있는 사람은 14일간 격리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일부 베이징 시민은 다음주 단오 연휴(6.25~27)를 맞아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려다 목적지에서 격리될 것을 두려워해 계획을 포기하고 있다. 베이징 주민 장즈란은 후난성으로 가는 주말 비행기표를 취소했다. 그는 “베이징시에서 여행 제한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후난에서 격리될까 봐 걱정됐다”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코로나19 고위험 지역 주민이 시 밖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했다. 집단감염 중심지인 신파디 도매시장 인근의 한 곳이 전국 유일의 고위험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