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골프팬들의 이목이 미국 텍사스주로 집중된다. 골프 최고의 ‘빅 리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3개월의 공백 끝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PGA 투어는 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CC(파70·7,000야드)에서 개막하는 찰스슈와브 챌린지(총상금 750만달러)로 2019~202시즌을 재개한다. 지난 3월13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끝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을 전격 중단한 후 3개월 만이다. 지난달 스타트를 끊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이어 세계 주요 투어 가운데 두 번째로 코로나19를 뚫고 다시 티샷을 날린다.
시즌 재개를 알리는 찰스슈와브 챌린지는 ‘뜻밖의 올스타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실전에 목마른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격하면서 75년 대회 역사상 가장 화려한 출전자 명단이 만들어진 것이다. 세계랭킹 5위 이내 선수가 모두 나오는데 이는 랭킹 시스템이 도입된 1986년 이후 처음이다. 세계 20위 이내 16명 등 상위 100명 중 70명이 포함됐고 출전선수 148명 중 101명이 PGA 투어 우승 유경험자들이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이는 아무래도 현재 세계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다. 그는 이번 시즌 출전한 6개 대회에서 한 번도 5위 밖으로 밀리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 HSBC 챔피언스에서 통산 18승째를 거둔 매킬로이는 3위 두 번과 5위 세 번을 보탰다. 그는 이번 대회 1·2라운드를 세계 2위 욘 람(스페인), 3위 브룩스 켑카(미국)와 한 조로 치른다. 이들은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되기 직전이었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도 맞대결을 벌인 바 있다. 당시 스코어는 람 69타, 켑카 70타, 매킬로이 72타였다.
이미 시즌 2승을 챙긴 세계 4위 저스틴 토머스, 5위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제이슨 데이(호주), 베테랑 필 미컬슨(미국) 등도 PGA 투어 재개 무대를 장식한다. 이번 대회 전까지 11개 대회가 취소됐고 총상금으로 따지면 9,000만달러가 넘는 금액이 증발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상금 레이스는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빛나는 별들 가운데 임성재(22·CJ대한통운)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 23위인 임성재는 연간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페덱스컵 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토머스, 3위는 매킬로이다. 지난 시즌 신인왕에 오른 그는 두 번째 시즌을 맞아 3위와 준우승 한 차례씩을 기록하다 3월 초 혼다 클래식에서 마침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PGA 투어도 임성재를 떠오르는 스타로 주목하고 있다. PGA 투어 홈페이지는 최근 “임성재가 이번 시즌 빼어난 성적을 이어가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한다면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투어 역대 두 번째로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연달아 수상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관심을 나타냈다.
이번 대회에는 ‘골프황제’ 우즈와 갤러리 빼고는 총출동한다고 보면 된다. 안병훈(29)과 강성훈(32·이상 CJ대한통운), 지난해 우승자인 재미교포 케빈 나(37), 그리고 리키 파울러, 브라이슨 디섐보, 잰더 쇼플리, 패트릭 리드(이상 미국) 등도 출사표를 냈다. 미국 베팅업체 웨스트게이트는 매킬로이에 가장 낮은 배당률인 8분의1을 책정해 우승후보 1순위에 올려놓았다. 임성재는 켑카 등과 함께 30분의1로 공동 5위에 자리했다.
PGA 투어는 7월 중순 메모리얼 토너먼트 이전까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 경기를 치른다. 선수들은 지정된 호텔과 전세 항공편 이용 등 철저한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한다.
<박민영 기자>